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딸 조모(28)씨의 대학 입학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특혜 및 부정입학 의혹에도 불구하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며 버티기로 일관하자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의 분노가 폭팔하고 있다.

요즘 이를 두고 2030 청년과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조국 캐슬'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조국 캐슬'은 명문대 입시를 둘러싼 상류층 사회를 다룬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빗댄 말이다.

학부모단체들도 거리에 나섰다. 학부모단체인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지난 21일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사무실 인근에서 사퇴 촉구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남의 귀한 자식은 붕어·가재로 살 것을 종용하면서 정작 자신의 자녀는 온갖 편법을 동원해 용을 만드는 이중성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주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 딸은 한영외고 2학년 재학 당시 단국대 의과대학연구소에서 2주 인턴을 한 뒤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다. 인문계열 고교생이 단 2주간에 의학 연구에 참여해 논문 제1저자가 될 만한 공을 세운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 인간 능력의 한계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단지 영어 실력만으로 박사들도 하기 힘든 학술 논문을 써서 그 주제의 제1저자로 등재한다는 것을 누가 적법하다 할 수 있는가.

담당 교수는 인터뷰에서 "이번 학술 번역은 단순 번역이 아니다"며 조 후보자 딸이 영어 논문 작성에 기여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학술 논문의 번역은 일상 회화 번역이 아니다. 병리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적 없는 고교생이 영어 실력만으로 그 주제의 논문을 번역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리한 주장인지는 학술 논문을 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가 제1저자로 등재됨으로 인해 오랫동안 연구에 관여했을 누군가는 저자에서 빠졌을 것이다.

이건 공정하지 않은 것이고 그런 걸 특혜가 아니면 그 무엇이겠는가. 입시 부정인지 아닌지는 이 논문이 대학 입학에 얼마나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지는 밝혀진 후 판단할 문제다. 하지만 이는 국민 정서상 학생의 실력을 과대 포장한 입시 비리 백화점일 수밖에 없다.

조씨는 이를 통해 고려대 수시전형에 합격했다. 그뿐인가. 조씨는 고려대 졸업 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두 학기동안 다니면서 한과목만 듣고 800만원의 전액 장학금을 받은 뒤 다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서도 두번 낙제에도 불구하고 6학기 연속으로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조씨의 입시 및 장학금 수령은 국민의 상식적인 생활감각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정작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은 장학금을 한 번 받는 동안 조 후보자 딸은 여섯 번을 받았다. 지도교수는 ‘낙제생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하는 차원’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이런 괘변이 어디있단 말인가?

청년층이 분노하고 학부모들이 상실감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조씨의 ‘성취’가 경쟁하고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조씨가 참여했다는 이른바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은 모든 학생에게 열린 기회가 아니었다. 이를 두고 “누구나 신청하고 노력하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라며 특혜가 아니라는 주장은 분노를 키울 뿐이다.

지금 이 순간도 잠을 줄이며 한 자 한 자 논문을 쓰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많다는 것을 조 후보자는 아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과거 자신이 했던 주장에 학부모와 청년들은 자괴감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최근에는 ‘조로남불’ 일명 최순실 사건과 자조와 한탄이 잃고 있다. 언제까지 가짜뉴스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을까? 이제라도 조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하고 검찰수사를 받아야 한다. 또 교육부는 이에 즉각 진상조사를 통해 부정입학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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