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중심 및 부동산 규제 영향

[원데일리=이태겸 기자]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로 최악을 기록했다. 이는 10년 3개월만의 최저치이자 1분기 기준으로는 16년 만의 최저수준이다. 따라서 얼마전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성장률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은 2019년 1분기 한국 GDP 성장률을 이같이 발표하면서 반도체 중심 수출 성장세가 꺾이고 부동산 규제 등으로 건설 경기가 꺾인 탓으로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1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2003년 1분기(-0.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같은 수치는 시장예상치를 한참 밑돈 수준이다. 시장예상치로는 0.3~0.4%로 전망됐다. 한국 경기를 이끌던 반도체 중심 수출 성장세가 꺾이고, 부동산 규제 등으로 건설 경기가 꺾이면서 이같은 마이너스 수치가 나온 셈이다.

일각에서는 2018년 4분기(1.0%)의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고 내다봤지만,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1.8%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기저효과는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분기 한국의 경기 성장세를 끌어내린 건 설비투자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올해 1분기 10.8% 역성장하면서 최저치를 찍었다. 이는 외환위기였던 지난 1998년 1분기(-24.8%)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글로벌 반도체 부진에 이어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을 포함한 기계류·운송장비가 줄어든 탓이다. 설비투자 성장 기여도는 -0.9%포인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도 올해 1분기 0.1%로 부진했다. 지난해 4분기(1.2%) 잠시 상승세를 보이다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주거용 건물 건설과 토목 건설 등이 감소하면서 역성장을 보였다. 건설투자 성장 기여도는 0%포인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림어업은 4.7%, 서비스업은 0.9% 증가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교역조건 개선은 직전 분기 대비 0.2%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0.6% 줄었다.

수출과 수입 또한 각각 –2.6%와 –3.3%의 최악을 보였다. 양 수치 모두 지난 2017년 4분기(-5.3%, -5.6%) 이후 최저 수치다. 수출은 LCD(액정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전기 및 전기전자가, 수입은 기계 및 장비·광산품 중심으로 감소했다. 다만 순수출 기여도는 0.2%포인트로 전기 대비(-1.2%포인트) 플러스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소비는 0.3% 성장했다. 주체별 기여도에서 정부는 지난해 4분기 1.0%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0.7%포인트로 곤두박질쳤다. 민간은 같은 기간 -0.3%포인트에서 0.4%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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