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데일리=홍석진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00만원대 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들어 14일 오전 950만원까지 치솟았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찬밥신세가 됐던 가상화폐(암포화폐)가 갑자기 무서운 질주를 하고 있는 이유를 알아봤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오전 현재 약 949만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보다 15% 이상 오른 가격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800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2월 300만원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4월30일 600만원 선까지 올랐고 이후 급격히 상승해 이달 9일 700만원대에 진입, 11일 800만원을 넘었다.

업계에서는 해외 유명 기업들이 가상화폐 분야에 투자한다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가상화폐가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자체 가상화폐에 기반을 둔 결제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난 3일 보도한 바 있다.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이나 인터넷상에서 디지털 코인 형태의 가상화폐로 물건을 구매하고, 가상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구상 중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일 미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기관투자가를 위한 '비트코인 거래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으나, 암호화폐 시장에 기관투자가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를 키웠다.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한다는 소식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포브스는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 창업자 윙클보스 형제가 스타벅스에서 암호화폐 결제로 커피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주가가 하락하는 등 실물경제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자, 암호화폐로 관심을 쏠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통적인 자산과 무관하게 암호화폐가 대체자산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암호화폐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선 여전히 암호화폐 거래가 어렵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가상계좌 발급 거부로 신규 가입이 이뤄지지 못하는 탓이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벌집계좌(거래 사이트 법인계좌)' 형태로 운영되는 중소 거래소를 이용해야 한다.

해킹사고도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가 해킹 공격을 받아 48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탈취당했다. 국내에서는 시장이 침체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와 운영업체들의 파산과 다단계사기·횡령 등의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에서 암호화폐 시장이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어 국내에도 기대감이 반영된 분위기"라면서도 "암호화폐는 다른 투자수단보다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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