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수출 부진 장기화 영향
내년 전망치도 0.1%p 하향조정

[원데일리=이태겸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두달만에 2.6%에서 2.4%로 0.2%p(포인트)하향 조정했다. 이는 작년 11월 2.8%였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 2.6%로 낮춘 지 두달 만에 또 0.2%p를 하향한 것이다. 올 1분기 -0.3%의 역성장을 기록한 한국 경제가 세계경제 성장률(3.2%)와 주요20개국(G20)의 성장률(3.4%) 전망치 보다도 낮다는 점에서 저성장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OECD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큰 폭으로 하향조정한 것은 투자와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 발표한 전망에서 OECD는 올해 연간 수출이 4.5% 증가할 것으로 봤으나, 이번 전망에서는 0.5% 감소할 것으로 수정했다.

OECD는 6일 발표한 ‘2019년 경제전망(ECONOMIC OUTLOOK)’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6%에서 2.5%로 0.1%p 낮췄다. 한국의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전기비 -0.34%)은 OECD가 집계한 22개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OECD는 반도체 경기 둔화를 한국 경제의 악재라고 진단했다. OECD는 “지난해 중반 정점을 찍은 반도체 경기의 둔화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2020년부터는 확장적 재정정책 효과와 투자 회복으로 2.5%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과 글로벌 교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는 것이 한국 경제 성장에 대한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를 보여주는 총고정자본형성은 3월 전망치(-0.6%)에 비해 감소폭이 커진 -2.4%로 전망됐다. 투자부진 여파로 수입 증가율 전망치도 3.1%에서 -1.4%로 하향 조정됐다. 그나마 민간소비가 지난 3월 전망치(2.7%)와 비슷한 2.5% 증가율을 기록하며 국내 경기를 떠받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OECD는 한국 경제가 성장둔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노동 생산성 향상’을 제시했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 상위 50% 국가 노동생산성의 절반 수준으로, 특히 제조업의 절반 수준인 서비스업 생산성 및 중소기업 생산성 제고가 중요하다"는 게 OCEC가 제시한 성장해법이다. 이어 "한국은 그간 낮은 노동생산성을 장시간 노동으로 보완해왔으나, 주 52시간 도입·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을 감안할 때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OECD는 전반적으로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는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3월 제시한 3.3%에서 3.2%로 낮췄다. 그러나 내년에는 성장률이 3.4%로 다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올해 글로벌 교역량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3.9%였던 교역량 증가율이 올해 2.1%로 위축된 후 내년 3.1%로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교역량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전망한 3.7%에서 2.1%로 1.6%p 하향조정 됐다.

OECD는 한국을 제외한 상당수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하거나 상향 조정했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월 전망치(2.6%)보다 상향된 2.8%로 제시했고, 유로존 전망치도 1.0%에서 1.2%로 올렸다. 독일(0.7%)과 프랑스(1.3%)는 3월 전망치가 유지됐다. 영국은 0.8%에서 1.2%로 올라갔다.

아시아권 국가들은 성장률 전망치가 유지 또는 하향됐다. 중국은 지난해 3월 제시된 6.2%가 유지됐다. 인도도 3월 전망치(7.2%)가 유지됐다. 일본은 3월 전망치(0.8%)에 비해 0.1%p 낮은 0.7%로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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