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정부 나홀로 낙관론에 주요 기관 일제히 부정적
성장률, 정부 나홀로 낙관론에 주요 기관 일제히 부정적
  • 이태겸 기자
  • 승인 2019.05.22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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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 성장률 2.4% 하향
미-중 무역분쟁 심화될 경우 2.2%까지 하락 전망
주요 연구기관 성장률 일제히 2% 초반 대 전망
KDI연구원

[원데일리=이태겸 기자] OECD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두달만에 2.4%로 낮춘데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 경제정책을 자문하는 국책연구기관도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이하인 2%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KDI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각해질 경우 성장률이 전망치에 비해 0.1~0.2%p(포인트) 더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성장률이 2.2~2.3%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내외 연구기관들이 줄줄이 국내 성장률을 하양 조정한데 따른 데에는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보고 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정부가 ‘거시경제는 탄탄하다’는 등 경제 낙관론을 설파하고 있지만,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외부 시각은 하나같이 부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무리한 낙관론을 고집하지 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구조개혁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한국 경제의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낮은 노동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동개혁과 규제혁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2.2% 밀려”

KDI는 우리나라 올 상반기 성장률의 경우 작년 11월엔 2.5%로 예상했지만 이번엔 2.1%로 전망했다. 1분기 성장률(-0.3%)을 반영한 것이다. KDI는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지만, 2분기에는 1.2% 성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하반기 성장률은 전년대비 2.6%로 예상했다.

김현욱 실장은 "성장률 수치로는 하반기에 회복 흐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반도체 설비투자 감소로 수입이 줄어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상승하는 것에 따른 착시 효과로 볼 수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까지는 경기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KDI는 올해 수출 증가율을 1.6%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전망치(3.7%)에 비해 2.1%p 낮춘 것이다. 2.5%로 제시했던 수입 증가율 전망치는 -1.0%로 끌어내렸다. 수입이 감소한다는 것은 생산 등 경제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는 4.8% 감소해 작년(-1.6%)에 이어 2년째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 역시 주택시장 침체로 4.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소비 성장률도 2.2%로 작년(2.8%)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이런 전망이 미·중 무역분쟁이 현재 수준보다 더 심각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에 있다. 김현욱 실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글로벌 교역이 현재 예상보다 더 둔화될 경우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현재 전망보다 0.1~0.2%p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

◇정부 낙관론에 한국경제는 '경고등'

우리나라 경제에 정부는 “기초체력이 튼튼하고 하반기에는 되 살아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논 반면 주요 국제 기구 및 국내 연구기관들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요 국제기구, 신용평가사, 연구기관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초반으로 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3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낮췄고,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도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IB들도 2%초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JP모간은 2.7%였던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내렸고, 바클레이스와 호주ANZ도 각각 2.5%에서 2.2%로 조정했다. 일본 노무라증권(1.8%), 캐피털이코노믹스(1.8%), ING그룹(1.5%) 등은 아예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대폭 낮춰 잡았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 중반 이상으로 전망한 곳은 한국 정부(2.6~2.7%), 한국은행(2.5%), 국제통화기금(IMF·2.6%) 등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연구기관 등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잠재성장률(2.7% 수준)보다 낮은 수준으로 낮춰잡고 있지만, 정부는 하반기 이후 빠른 경기반등을 예상하는 등 경기낙관론을 고집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하반기엔 성장률 2%대 중후반을 회복할 것", "경제가 좋아지는 추세"라는 발언을 자주해 시장 참여자들과 엇갈린 인식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어려운 경제 현실을 인정하고, 성장 둔화에 맞는 정책 처방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6월말~7월초에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와 한은이 이 때도 현재의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할 경우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안이하다’는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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