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을 위해 전시를 기획하고, 소장품 수집 및 관리, 조사 및 연구,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의 일을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새로운 전시 아이템을 찾아 그에 맞는 작품을 직접 섭외하기도 하고, 전시장 진열과 관리,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준비를 비롯하여 전시개막식 및 리셉션 준비 등 행정적인 업무에 이르기까지 전시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총괄한다. 국공립 시설에서 근무하는 경우 학예사나 학예연구사, 학예연구원으로 불리기도 한다.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교 또는 대학원에서 고고학, 사학, 미술사학, 예술학, 민속학, 인류학 등을 전공해야한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경우 채용 시 관련 전공자로 응시자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으며, 석사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술관에서 근무하는 큐레이터는 동양화, 서양화, 조각, 도예 등 미술 실기를 전공한 경우도 있다. 이밖에 대학에 큐레이터학과가 생기고, 예술대학원이나 미술대학원의 예술기획전공, 예술경영학과, 박물관학과, 미술관학과, 문화관리학과 등이 개설되어 있어 전문적인 지식을 교육받을 수 있는 곳이 많아지는 추세다. 관련 자격증으로는 정학예사 1·2·3, 준학예사(이상 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 및 미술관 준학예사(한국산업인력공단) 등이 있고, 이들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우대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국공립 박물관 및 미술관, 사립 박물관 및 미술관, 대학 박물관, 상업화랑 등에서 근무한다. 대규모 공채보다는 필요시 인력을 충원하고 있으며, 사립 미술관이나 갤러리, 상업화랑의 경우는 학교 추천이나 인맥 위주의 채용이 주로 이루어진다. 이밖에 인턴사원을 공개 채용한 뒤 이들 중에서 정식직원을 채용하기도 한다. 또 공무원 시험을 통해 문화재청이나 지자체 혹은 문화재 관련 연구소 등에 진출할 수 있다.

  국공립 박물관 및 미술관 큐레이터의 경우 학예연구사로 입사하여 35년의 경력을 쌓으면 학예연구관으로 승진이 가능하다. 상당 기간 관련 경험을 쌓아 능력을 인정받으면 독립큐레이터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경력개발을 위해 외국으로 유학을 가는 사람도 많으며 석·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경력을 쌓은 후 대학교수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큐레이터에 적합할까? 역사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권의 생활양식, 언어, 예술 등 문화 전반에 흥미가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더불어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소장품 및 전시품에 관한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다. 다양한 전시를 기획할 수 있는 풍부한 아이디어와 창의력, 기획력이 요구되며, 전시를 위한 비즈니스 감각도 중요하다. 국제전시나 작품수집, 조사 및 연구를 위해 영어, 불어 등 외국어 능력이 요구된다.

 국민소득이 향상되고, 전시와 체험을 통해 여가생활을 즐기고 자녀들의 교육적 효과를 얻고자 문화생활을 향유하려는 수요 등도 박물관, 미술관, 전시관의 문화시설 이용인구를 증대시키고 있다. 정부에서도 자국 문화에 대한 인식과 정체성 강화, 문화·체육·관광 등 문화기반 시설 확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공립 박물관 및 미술관은 인력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편이므로 채용공고가 자주 나지 않아 입직하려면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미술관의 약 70%를 차지하는 사립 미술관의 경우는 대부분 정부의 지원 없이 운영되면서 전시·교육프로그램 운영, 소장 작품의 보존·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소규모 미술관들은 운영난으로 폐업을 하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점들은 다양한 전시와 활동을 기획하는 큐레이터의 역할 증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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