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데일리=이태겸 기자] 바른미래당이 당내 갈등을 수습할 혁신위원회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다시 손을 맞잡았다. 안철수계 지역위원들이 비대위원으로 ‘정병국 카드를 뽑으면서 바른정당 유승민계가 합세해 힘을 실으면서다.

유승민계와 안철수계는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손학규 대표 퇴진, 정병국 비대위 수용 압박으로 풀이된다.

오신환 대표는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과 2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6명의 (안철수계) 의원이 제안한 정병국 전권 혁신위가 내분을 수습하고 총선까지 당 진로 개척하는 마지막 방안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안철수계 의원 6인(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도부 사퇴공방을 중지하고 ‘전권혁신위원회’로 문제를 풀어갈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전 9시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안철수계 김수민 최고위원과 별도 회동을 갖고 혁신위 수용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당초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혁신위 구성에 대한 공통된 입장을 도출하지 못했다. 혁신위 출범이 자칫 손 대표의 '시간 끌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일부 최고위원들의 우려 때문이었다.

이 최고위원은 "이견이 다소 있어도 지향점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데 동감했다"며 "(안철수계) 6명 의원의 진정성을 믿고 동참하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혁신위 안에는 △혁신위는 당 혁신과 관련된 모든 의제와 사안을 제한 없이 다룬다 △혁신위원장은 당초 손학규 대표가 제안한 대로 당내 최다선 의원인 정병국 의원으로 한다 등을 담았다. 안철수계의 혁신위 안에는 명시적으로 ‘손학규 퇴진’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손 대표는 “대표 퇴진을 담은 혁신위는 받지 않겠다”며 사실상 거부한 상태다.

오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가 전향적인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다. 정병국 의원은 손 대표가 직접 혁신위원장으로 추천했던 인물"이라며 "손 대표가 이제 와 다른 사람을 혁신위원장으로 제안하려는 것은 의도가 불순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원총회에서 혁신위를 안건으로 다루자는 요청이 있었다"며 "6월 4일 의원총회를 개최해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가 당을 위해 마음을 비우고 혁신위 안에 수긍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이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다른 혁신위 안을 가지고 있다면 하루빨리 제시해야 한다. 각자의 안을 가지고 당당히 경쟁해서 다수 동의를 얻자"고 말했다.

하지만 손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는 '정병국 혁신위'에 대한 거부 입장을 명확히 하며 팽팽히 맞섰다.

손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최고위원회의 전에 기자회견 방식으로 발표를 하던데 이것은 정치공세"라며 "절대로 정치공세에 굴복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위원장의 조건은 공정성, 독립성, 중립성이다. 당 내외에서 열심히 찾고 있으니 여러분들이 추천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해 '정병국 혁신위원장' 안에 대한 반대 의사도 다시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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