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금리 여부 및 미·중 무역분쟁에 영향 가능성 커

[원데일리=이태겸 기자] 한국은행이 31일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50%에서 1.75%로 인상한 이후 6개월 연속 동결 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1분기 역성장 ‘쇼크’에 국내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지만, 아직은 지켜볼 때라는 것이 금통위의 판단이다.  

하지만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한은의 고민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협상 결렬 가능성으로 경기 하방압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내외부에서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1일 2.4%로 기존 전망치 대비 0.2%포인트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전망치를 2.4%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 2.6%보다 0.2%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아울러 한국금융연구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4%로 0.2%포인트 내렸다. 미·중 무역분쟁이 확전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경제 위축이 우려된다는 판단에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제 흐름과 동조화될 수밖에 없다.

한은 내부에서도 경기부진으로 0%대로 낮아진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금리인하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통화정책의 한은의 고민을 더 커지게 만드는 원인이다.

금융불균형에 대한 경계심리가 아직 남아 있는 점도 금리 동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완화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계부채 총량은 높은 수준이다.

한은의 금리인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과의 금리 차이도 부담이다. 미 연준이 아직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내리게 되면 양국 간의 금리 역전 폭(현재 0.75%포인트)가 확대되고 이는 외국인 자본 이탈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따라서 한은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움직임을 확인한 이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미·중 무역협상 결렬로 글로벌 경기 부진이 확대되어 미국과 중국은 물론이고 주요국들이 금리인하로 대응하면 한은도 이같은 흐름에 맞추어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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