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 재정자립도 16% … 직원 월급주기 빠듯

[원데일리=이태겸 기자]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대전 대덕구가 김제동 초청 특별 강연료를 90분간 1550만원으로 책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전 대덕구가 오는 15일 김제동을 강사로 초청해 한남대학교 성지관에서 대덕구 중·고등학생과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청소년아카데미를 개최하는 데 1시간 30분 강의의 강연료로 1550만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동은 강연에서 '사람이 사람에게'라는 주제로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청소년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꾸릴 예정이다.

대덕구 관계자는 "지난해 청소년 아카데미에 참가했던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다음에 누구를 강사로 불렀으면 좋겠나"고 설문 조사한 결과 김제동씨를 선호하는 사람이 가장 많아 초청했다"며 "매니저 등을 통해 강연 일정과 강연료 등을 협의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90분 강연료로 1550만원은 보통 강사료의 3배에 달한다. 이는 극히 드문 경우에 속한다. 재정자립도가 16%대의 열악하며, 자체수입으로는 구청 공무원 월급도 주기가 힘든 상황에 겨우 주는 실정에 지출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자유한국당 대전시당과 대덕구 의회 소속 구의원들은 적극적인 비판에 나섰다.

대전시당은 4일 성명을 발표하고 "김제동이 시간당 775만원을 받을 만큼 대덕구 청소년에 귀감이 되는 인물인가"라면서 "1550만원이면 결식우려 아동급식을 3875번 먹일 수 있는 돈이며,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을 1달간 12명이나 고용할 수 있는 돈이다"라고 주장했다.

대덕구 자유한국당 소속 구의원 들은 입장문을 통해 "대덕구는 재정자립도가 바닥”이라며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할 엄중한 시기에 2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1550만원을 주면서까지 강사를 모셔와야 하냐"고 반발했다.

실제로 김제동이 지급받는 강연료는 대덕구가 이전에 청소년 아카데미에 초청한 다른 강사들의 강연료보다 3배 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반발이 거세지자 대덕구는 "지난해 8월 정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혁신지구교육사업 예산(국비 1억 5000만원)의 일부를 쓰는 것이어서 주민 살림살이 예산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원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