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데일리=홍석진 기자] 지난 15일 강릉 삼척항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이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 주민이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군 당국자는 조업 중이던 어선이 북한어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군·경의 해안 감시망에 허점이 생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군은 해경으로부터 ‘삼척항 방파제’에서 북한 어선이 발견됐다는 상황을 전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북한 어선은 아무런 제재를 밭지 않고 항구로 들어와 인근 부두에 접안까지 모른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 어선과 관련해 ‘방파제’라는 용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군 당국은 “‘삼척항 인근’은 방파제 인근에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지만,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시 합참은 해안 감시레이더의 감시요원이 해당 선박의 높이(1.3m)가 파고(1.5∼2m)보다 낮아 파도로 인한 반사파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 어선이 먼 바다에 있었을 때 상황이었다. 이후 북한 어선은 표류하면서 삼척항 방파제 인근까지 흘러온 것으로 보인다.

어선을 최초로 신고한 사람도 삼척항에서 조업 중이던 어민이 아닌 방파제 인근의 주민으로 알려졌다.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 접안해 신고된 뒤에야 식별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군·경의 해안 감시망이 뚫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척항 주민은 북한 어선은 지난 15일 오전 6시50분쯤 삼척항 내 방파제에 정박해 있었다. 방파제에 있던 어민이 북한 어선을 향해 “어디서 왔느냐”고 묻자 “현지에서 왔다”는 답이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삼척항 주민들은 “북한 말투를 쓰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은 삼척경찰서가 동해해경서에 통보했다는 주장이다. 해경은 삼척항 인근에서 경비 중이던 50t급 함정을 이용, 북한 어선을 동해항으로 예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이번 사례를 막기 위해 운용 수명이 지난 해안 감시레이더의 성능개량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레이더 감시요원을 확충하겠다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아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이날 “어떤 경로로 어선이 떠내려왔는지 등에 대한 합동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또 해안 감시망에 허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에도 문책을 당한 군 간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어선에서 구조된 선원 4명 중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2명은 이날 오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갔다. 귀순 의사를 밝힌 선원은 30대와 50대 남성으로, 이들은 관계기관 합동심문조사와 하나원 입소 등 탈북민들이 일반적으로 거치는 절차를 밟게 된다.

통일부는 이날 선원 2명의 송환 계획은 전날 오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통보됐다. 북측은 오후 늦게 호응해 왔다고 이 당국자가 밝혔다. 북한은 선원 중 2명이 귀순한 것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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