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데일리=홍석진 기자] 최덕신 전 외무부장관의 차남 최인국(78세)씨가 월북한 사실이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는 지난 7일 "류미영 전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의 아들 최인국 선생이 공화국에 영주하기 위해 7월 6일 평양에 도착하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최인국의 부모도 월북을 택했다. 최인국의 아버지 최덕신은 군에서 1군단장을 맡은 뒤 박정희 정권 외무장관과 주서독대사를 지냈지만 박 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1976년 미국으로 망명한 뒤 1986년 4월 아내 류미영과 함께 북한으로 월북했다. 6·25 이후 사실상 최고위급 월북자다.

최덕신은 북한에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과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아내 류미영도 1989년 남편이 사망한 뒤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을 지냈다. 천도교청우당은 민족종교인 천도교를 토대로 한 정파다. 북한 노동당의 우당이다.

류미영은 2016년 11월 숨지기 전까지 북한 최고인민회의 13기 대의원을 지냈다. 6·15 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회 명예공동위원장을 지내는 등 대남 분야 등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최덕신·류미영 부부는 임시정부 주요 인사였던 독립운동가 최동오와 류동열의 아들과 딸로 태어났다. 최인국의 할아버지인 최동오는 임시정부 법무부장과 임시의정원 법사위원장으로 일했다. 외할아버지 류동열은 임시정부가 창설한 광복군 참모총장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최덕신·류미영 부부가 월북하면서 최인국을 비롯한 자녀들과는 이산가족이 됐다. 실제 류미영은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으로 지내던 2000년 제1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의 북측 단장으로 서울을 방문해 최인국 등 가족과 상봉하기도 했다.

이후 최인국은 2016년 류미영 사망 당시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방북했다. 2017년 1주기와 지난해 2주기 때도 북한을 찾았다. 당시는 모두 정부의 방북 승인을 받았다.

독일에 거주하다 별세한 것으로 알려진 최인국의 형과 최인국의 남은 자녀들은 부모의 월북 이후 여러 어려움을 겪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북엔 이 같은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최인국은 월북 후 '도착소감'에서 "선친들의 유해가 있는 공화국에 영주하기 위해 왔다"며 "고마운 조국을 따르는 길이 곧 돌아가신 부모님들의 유언을 지켜드리는 길이고 그것이 자식으로서의 마땅한 도리"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원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