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시란 죽을 정도로 아플 때 살기 위한 수단”
“시인이 되겠다고 먼저 계획하지 말고 타인에게 유용한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을 먼저 가져라”

 [고딩럽=이재희 기자] “나는 열여섯 살 때 예쁜 여자한테 반해서 내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죽을 거 같아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은은한 국화꽃 향기 가득한 공주에 풀꽃 시인 나태주가 지난 20~21일, 공주 풀꽃문학관에서 ‘제1회 풀꽃 문학제’에 모습을 보였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짧은 시에 세상의 모습이 다 들어 있다. 자세히 바라보는 관계이어야 하고, 오래 바라보는 관계이어야 하고, 그런 꽃을 함께 바라보는 너와 함께 하는 것, 너를 꽃으로 생각한다는 것, 중요하다는 것이 아닐까?

시인 나태주의 시는 그리 멋스럽지 않다. 특별한 미사여구도 하나 없다. 하지만 그의 시를 입으로 읽어 내리는 순간 가슴에 울림이 있다. 눈 주위가 뜨거워진다.

이게 그의 시가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일까?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를 기념하고 청소년들의 소질계발과 예술 창작 능력을 고취 시키기 위해 마련된 제 1회 공주 풀꽃 문학제에서 나태주 시인을 만났다.

 나태주 시인은 열여섯 살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소녀에게 마음을 전하고자 시를 쓰기 시작했고,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박목월 선생의 눈에 띄어 등단했다.

그는 풀꽃 시집에서 ‘기죽지 말고 살아봐 / 꽃 피워봐 / 참 좋아’라며 풀꽃에 대해 다시 한번 노래했다. ‘좋았다 다 좋았다 / 나만 혼자 불량품 / 세상한테 많은 빚 / 지고 간다’라며 인생을 회고하는 시를 올리기도 했다. 나태주 시인의 대표적인 시다.

선생님께 시란 어떤 의미인가요? 란 질문에 그는 “나에게 시란, 죽을 정도로 아플 때 살기 위한 수단 같은 것이죠. 그러니까, 생존의 방책이라고 해야겠죠.”

그는 시의 목적을 ‘사랑과 생명’이라고 표현했으며, 시는 타인과 나를 살리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시인이 되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만 부탁하자 그는 “시인이 되겠다고 먼저 계획 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고 싶군요. 타인에게 유용한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을 먼저 갖고, 그냥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준비가 되고 마음으로 우러나오면 시인도 될 수 있겠죠” 이어 그는 청소년들에게 “성공하는 사람이 되려 하지 말고, 가치 있는 사람이 되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명심했으면 좋겠어요. 가치 있는 삶을 바라면 성공은 그냥 따라오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시가 가난하고 혹은 아프고 절망적인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과 소망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남겼다.

시로 풀꽃문학제 물들게 하다

공주에서 열린 제1회 풀꽃 문학제는 부드러운 음색의 클라리넷 연주와 심금을 울리는 바이올린 선율과 함께 행사가 시작됐다. 20일 작은음악회는 성악가의 노래와 격조 높은 클래식과 함께 제5회 풀꽃문학상 시상식, 풀꽃사랑콘서트, 나태주 토크쇼도 열렸다.

제5회 풀꽃문학상은 나기철 시인의 시집인 ‘지금도 낭낭히’ 가 본상을 수상했다. 젊은 시인상에는 이해존 시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틀에 걸쳐 체험행사, 전시행사, 부대행사, 시상식, 백일장 등 다채로운 행사도 펼쳐졌다.

'제 1회 풀꽃 문학제' 조원경 체험운영 총감독

체험 운영 총감독 조원경은 “나태주 시인의 시를 대중에게 더 잘 알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요. 나태주 시의 바른 글귀를 골라 낚는 시어 낚시와 퍼즐 맞추기, 풀꽃 밑그림에 예쁘게 색칠하는 그림 그리기와 시화 쓰기 등이 있죠. 그리기는 완성품에 코팅하여 가지고 가실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문학관 전경은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준비했고, 풀꽃 앙상블 작은 음악회는 서울의 실력 있는 음악가들을 섭외하여 연주회를 구성했습니다. 모두 나태주 시와 더불어 뜻깊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어요.”라고 말했다.

특히 1일 차 토크쇼에서 나태주 시인은 직접 오르간을 치며 게스트로 참석한 외국인 취환과 샤히라와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방문객 18세 정아윤 양은 “저는 선생님이신 이종옥 시인과 함께 풀꽃 문학제에 왔어요, 중학교 동아리 활동 때 나태주 시인의 시를 공부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이 있어요. 저에게 오늘 체험은 뜻깊고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공주풀꽃문학관은 365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나태주 시인의 시 뿐 아니라, 사진과 그림도 만날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공주로 편안한 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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