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과 귀맛의 결정은 최초의 경험

 엄마들이 아이들에겐 특별히 인공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고른다. 그대로 흡수되면서 저항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흔히들 ‘음악’을 ‘음식’에 비유한다. 그래서 젖먹이나 아이들에게 강한 비트의 음악을 들려주어선 안된다.

또 음악은 나이에 따라서 듣는다고 한다. 혈기가 왕성한 청소년들은 강렬한 댄스 뮤직을 음악을 좋아한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어릴 적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어릴 적 먹은 음식의 기억이 일생을 좌우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시골서 자란 아이들과 도시 아파트에서 자란 아이들은 성격도 다르지만 식성도 다르다.

자연의 영향을 받고, 지역 토산물이나 요리법에 따라 성향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할머니와 함께 자란 아이들은 된장국이나 나물을 좋아하고 도시 아이들은 햄버거나 피자를 더 좋아한다, 물론 요즈음 시골도 예전과 같지 않게 평준화되었다. 그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

그러나 애초에 어머니가 만들어준 음식의 맛은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 최초의 맛 경험이기 때문이다.

‘입맛’이 그러하면 ‘귀맛’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음악적 선택을 할 능력이 없을 때 어떤 음악을 듣느냐가 그래서 일생을 좌우한다. 뽕짝을 듣고 자란 아이들은 초등학생이어도 능숙하게 잘 한다. 예전에는 동요를 학교에서 중시했지만 요즘은 보호구역이 무너져서 아이들이 어른 흉내 내는 것을 더 자랑으로 여긴다.

그러나 현명한 부모들의 생각은 다르다, 아이들이 그들 정서를 훌쭉 뛰어넘어 너무 빨리 조숙하는 것에서 정신 가치나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놓치기 쉽다. 오늘날의 청소년 문화가 지나치게 감각위주나 자극 위주로 흐르는 것에 균형을 잃기 쉽다는 지적이 많다.

집중력 향상에 어떤 음악이 좋을까

아무튼 ‘귀맛’은 ‘입맛’처럼 조기에 결정된다. 먼저 무엇이 귀에 선점하는가에 따라 좋아하는 것이 달라진다, 그러니까 음악하는 집안 중 세 집 걸러 한 집 이상의 자녀가 음악을 한다. 그 중에는 대중음악도 있고 클래식도 있고 국악도 있을 것이다. 뱃속에서부터 음악을 듣고 자랐으니 당연히 따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경험으로 보면 클래식에 먼저 졌어든 아이들은 대중음악을 잘 듣지 않는다. 귀가 클래식에 익숙해져서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에 거부감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대중음악과 클래식은 어떻게 다른가?

우선 가요는 길이가 짧고 단순하다. 길어야 3~4분 정도다, 그러나 클래식은 길다. 그 긴 시간을 통해 음악을 집중시키려면 형식과 논리가 잘 만들어져야 한다. 40~50분, 어떤 것은 90분이 넘는 교향곡이나 관현악이 시종일관 신나게 하거나 슬프게만 할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그 구조를 짜고 내용을 만들어 넣는데 과학자 이상의 치밀한 노력이 필요로 한다. 반면 가요는 누구나 쉽게 듣고 노동이나 설거지를 하면서도 흥얼거릴 수 있다. 특별히 악보를 보고 배우지 않아도 그냥 따라 할 수 있다. 신나고 재밌고 흥겹다, 대중음악의 장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명품 친구를 만나면 인생도 명품이 된다

이에 비하면 클래식은 종류도 다양하고 듣는 것에 지식도 필요하다. 수백년을 흘러오면서 걸러지고 걸러진 명작들이니까 쉽다거나 재미만을 주지는 않는다. 알고 들으면 그 즐거움에 더욱 깊이에 빠져든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다.

여기서 인생의 태도를 결정하기 바란다. 쉽게만 살 수 있는 만만한 세상이 아니지 않는가. 공부를 잘 하려면 어떤 습관이 필요할까를 생각해보자. 습관이란 일상이 중독된 것을 말한다. 공부를 잘 하는 것의 첫째는 집중력이다. 3분 흘러가는 음악과 한 시간의 집중력의 습관이 쌓이면 어떻게 달라질까? 쉬운 것이 인생의 전부가 되면 수없이 닥칠 어려움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모르는 것은 찾고 탐구하면서 배워가는 클래식, 수많은 인문학과 예술 장르의 친구들이 동행하는 예술세계와 순간이 지나면 모두 잊어버리는 것의 차이를 구별하기 바란다. 깊이가 있는 것과 없는 것, 분명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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