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합창 장려 정책으로 학생들의 협동심과 자립심 길러줘

한국도 합창으로 인한 교육 복원시켜야

동호인 합창단이 증가 추세다. 합창이 활발했던 시가는 1980년대로 이때는 직장, 학교, 동 단

탁계석 비평가협회 회장
탁계석 비평가협회 회장

위의 합창단이 많아 지휘자들이 2 ~3 개의 합창단 지휘는 물론 콩쿠르 심사에도 바빴다, 한 동안 줄어들었던 합창단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몇 년전 청춘합창단이 TV를 타면서 실버합창단에도 탄력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도 초,중,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 합창은 궁색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합창은 혼자서 부르는 독창과 다른 장점이 많다. 남의 소리에 소리를 보태면서 만들어지는 화음과 웅장함의 체험은한 합창의 매력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합창을 하는 것에는 청소년기의 합창 활동이 평생을 가게 한다.

그래서 합창으로 이름을 날렸던 학교들의 동문합창단이 아직도 오랜 역사를 유지한다, 요즈음 보면 합창이 시대 변화에 따라 다양한 구성과 레퍼토리 변화도 뒤따르는 것 같다. 요즈음은 혼자 사는 1인 가구도 늘고,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이른바 ‘혼밥.’혼술‘이란 용어가 외로움을 더하는 세태다. 때문에 공동체 생활을 멀리하면서 각종 사회 문제도 야기한다. 그래서 합창단 늘리기를 정부 정책에 제안할 필요성도 느낀다. 외국 유학에서 돌아 온 지휘자 역시 차려진 밥상만을 기다리지 말고 창단에 나서면 좋겠다.

올해로 4년째를 맞는 지휘자 이병직의 아리랑 코러스는 창원, 대전, 대구, 인천 등으로 합창단을 늘려가고 있다. 곧 해외지부의 아리랑 합창단을 만들 것이라고 한다. 필자 역시 20년 전 IMF 때 아버지합창단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26개로 늘어나 서로 교류하면서 합동연주회를 많이 하고 있다.

아버지 합창단을 보는 가족들과 특히 아이들이 아버지의 멋진 모습을 기억하면서 이것이 하나의 문화로 뿌리내린다. 합창은 50~60명이나 수백 명의 합창도 필요하지만, 20인 이내의 앙상블합창에 연출을 가미하면 재미있고 흥미로운 무대를 만들 수 있다. 사실 한국인은 유머 감각이 풍부하고 해학의 전통을 가졌기에 이를 잘 각색하면 독창적인 레퍼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오늘,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불안요소가 너무 많다. 때문에 개인의 사회성도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살기 팍팍한 우리네 삶과 일상에 웃음을 되돌려 놓는 일에 합창이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선진국들도 합창 장려 정책들을 많이 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프랑스의 젊은 대통령은 합창이 아이들에게 협동심과 자신감을 길러주고 이로써 게임으로부터 벗어나 활동적이라며 교과서에 편성했다. 우리도 합창이 언제부터인가 학교에서 사라지면서 학내 문제가 삭막해졌는데, 음악의 교육적 효과를 이제라도 다시 복원시켰으면 한다. 얼굴의 신귀복 직곡가님이 중학교 교장일 때 음악 조회를 하고 매달 합창 대회를 하였더니 학내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비단 합창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운동이나 1인 1기 배우기 등 예술을 통한 인성 교육은 청소년 때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은 아주 짧게는 1~2시간 정도의 좋은 콘서트만 보고 나와도 힐링이 된다.

실제 이렇게 한 것들이 사회적인 이슈를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해 학술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늘고 있다. 고미현 한국교원대 교수는 “앞으로 국민가창운동을 전개하여 음악이 있는 즐거운 생활을 가꾸는 것에 힘을 다할 것이라며 생활 음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합창운동은 무산소 운동과 같이 역기능이 없고 건강한 문화다. 앞으로 시·구·면·동에서 문화복지 차원에서 권장하고 시설 편의 등을 제공한다면 국민의 균형 잡힌 정서 생활에 일조할 것이다.

전쟁으로 비참함을 겪었던 보스니아는 10만명 합창을 하면서 결국 독립을 쟁취한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사람처럼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민족도 없을 것이다. 세계의 콩쿠르를 석권하고 있으니 말이다. 점점 정부 문화기관들의 지원금도 늘고 있어서 합창은 성장세에 있다. 앞으로 우리 뿐만 아니라 해외동포들과의 교류 역시 평화, 화합의 남북 분위기 역시 합창으로 만난다면 서로 하나되는 상징성도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거창한 것에 너무 기울지 말고 생활에서 가장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전후 독일 역시 합창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을 화합한 것은 아주 오래된 이야기다. 합창의 힘은 감동이다.그 감동은 작품에서 나오고 기악과 달리 가사가 그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예전엔 우리가 모두 빌려 쓴 악보였지만 이제 우리 작곡가들의 작품성이 높아지고 있어 모든 행사에 합창이 도입되었으면 한다. 연초에 이낙연 총리께서도 3.1절 제헌절 등 국경일에 우리 역사를 공연한 것들로 딱딱한 기념식에서 탈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각 부처에 하달한 만큼 부처들이 이를 하루빨리 수용했으면 한다.

사람의 감정은 노래에 실린다. 기쁘면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슬퍼도 읇조리는 가락이 나온다. 아리랑이 그렇지 않겠는가. 우리 국민들이 노래를 되찾았으면 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도 좋지만 이를 승화한 밝은 노래가 사회에 흘렀으면 한다.

사실 아무리 100세 시대가 왔다지만 무료하게 보내는 시간이라면 고통이다. 때문에 퇴직한 후에라도 실버합창단에 들어가 활동하면 합창의 즐거움이 신체 건강과 정신에 활력소가 된다. 독일에서 실험 결과 노래를 그냥 듣는 것과 부르는 것은 전혀 다른 반응이 있었다고 한다. 노래하는 쪽이 엔돌핀의 증가가 확연했다는 보고서다. 가장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신(神)이 내려준 명기(名器)인 목소리로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가 좋은 것이니 어찌 권장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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