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옳고 그름에서 다름으로

 

 

오석진 대전괴정고등학교 교장
오석진 대전괴정고등학교 교장

  미래사회에 대해 많은 학자들은 불확실의 시대라고 말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이에 대한 대비책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있다. 그간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의 역사 속에서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최근 60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온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이구동성으로 그 이면에는 교육의 힘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면 교육의 힘은 무엇이었을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신분 상승 및 경제적인 부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교육이라는 생각을 갖은 우리 부모들의 열정이 바탕에 있었다고 본다. 부족한 자원과 열악한 조건 속에 나갈 수 있는 것은 인적자원의 개발이라는 점에 초점을 둔 것이라고 본다.

짧은 시간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교육 방법으로 진위형, 선택형을 제시하여 옳고 그름의 판단에 기준을 둔 방향점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다수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끌고 감으로써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세계에서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서게 됐다. 그러나 여러 분야에서 급성장의 후유증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교육 방향도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 현장에서는 2015 개정교육 과정의 실현을 통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과 ‘학습 경험의 질 개선을 통한 행복한 학습 구현’을 비전으로 삼았다. 이 비전 실현을 위해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전인적 성장을 바탕으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의 진로와 삶을 개척 △기초 능력의 바탕 위에 다양한 발상과 도전으로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인 인재 △문화적 소양과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류 문화를 향유하고 발전시키는 교양 있는 사람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세계와 소통하는 민주 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인간상을 구현하기 위해 교육을 포함한 학교 교육 전 과정을 통해 중점적으로 기르고자 하는 핵심역량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심미적 감성 △의사소통 △공동체 6가지를 제시했다.

따라서 교사의 가르침 중심에서 학습자의 배움 중심으로, 지시 전달적인 주입식 강의 방법에서 토의·토론 중심의 활동 중심 방법으로, 객관적이고 선택적인 평가에서 주관적이고 서술적 평가로, 지필평가 위주의 결과 중심 평가에서 수행형 과정 중심 평가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시점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바로 ‘기교가 아닌 기초·기본 교육’의 중요함을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식정보량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현대사회 속에서 과거의 암기나 이해를 도외시하고 정보 검색만 잘 하면 된다는 사고는 무척 위험할 수 있다. 기초․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암기 및 철저한 이해 속에서 창의력도 정보 검색력과 적용도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한편 세상 어떤 것에도 정답은 없다. 단지 유사 답만 있을 뿐이라는 관점을 갖는다면 많은 것이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하나의 사실에 접근하는 관점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미래는 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간다고 한다.

인간은 자기중심적 사고로 움직인다. 그러나 다변하는 미래사회에서는 인간관계(human relationship)를 중요시하고 있다. 기본적인 것들은 인공지능이 해나갈 것이고, 그의 개발 및 활용은 인간이 하게 되는데, 도덕적 인성 및 함양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즐겁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중요한 것이 자기 존중이며, 진정한 자기 존중을 위해서는 남을 존중해야 내가 존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옛말에 ‘易地思之(역지사지)’란 말이 있다. 다른 처지에서는 다른 생각과 행동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 입장을 생각해 보면 나도 생각을 달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곧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가까이 있는 사람을 소홀히 하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자기 방식대로 상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좀 더 다른 관점에서 상대를 바라보고 나와 견해차이가 나는 사항에 대해 ‘틀린 것이 아닌 나와 다름’이라고 인정한다면 상황은 바뀔 것이다.

우리는 흔히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소홀한 경우가 많다. 잘못하는 경우에 ‘다음에 잘해 준다’라는 말을 종종 한다. 그러나 나중에 무엇을 어떻게 잘 해준다는 말일까 생각해보면 핑계에 불과하다.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있듯이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은 질적인 것이 아닌 빈도 수’라고 한다.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잘 이해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기저에는 다른 점을 볼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하며, 그렇게 될 때 상호 존중 관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본다.

고사 성어에 ‘近者說 遠者來(근자열 원자래)’라는 말이 있다. 초나라 때 섭공이 정치에 관해 공자께 물었을 때, 공자께서 대답한 내용이라고 한다. 즉, 이웃에 있는 백성은 은혜에 감복하여 기뻐하고, 먼 곳에 있는 백성도 그 소문을 듣고 흠모하여 찾아온다는 뜻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과 더불어 함께 즐겁게 할 때, 먼 사람들도 함께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선은 가까이 있는 사람 즉, 가족, 학교 친구, 지역 사람 등과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자세를 갖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도록 하자.

미래는 함께(Together) 같이(With) 살아갈 때, 진정한 가치(Value)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사회에 즐겁고 행복한 인간의 삶을 누리는 생활을 위해서, 인간의 가치를 존엄하게 여기고 나눔과 베풂이 있는 사회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멋지고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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