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찾은 월평동에 취치한 패션월드의 모습. (사진=박진형 기자)
9일 찾은 월평동에 취치한 패션월드의 모습. (사진=박진형 기자)

"하나둘씩 의류 매장들이 떠나고 있어요. 월평동 패션월드 상권이 죽은지는 오래됐지만 이제는 공중분해 될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이곳에서 2년가까이 일했는데 3년은 못 채울 것 같아요" (익명을 요구한 패션월드 관계자)

간신히 명맥만 유지해 왔던 월평동 패션월드가 이제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섰다. 내년 유성구에 대형 백화점 입점이 예고되면서다. '유통대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되면 그동안 이어온 명맥이 완전히 끊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감돈다.

9일 월평동 패션월드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총 점포 183곳 중에 의류매장은 12곳이 고작이다. 나머지는 노무법인 등 일반 사무실로 쓰인다. 패션월드가 아니라 오피스타운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공실률은 30~40%달한다. 매장 통유리에 '임대 문의'라고 적힌 점포가 부지기수다. 2층은 패션타운이라고 불릴 수 없을 정도다. 루이** 등 한 곳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작년 5월에 지오**가 탄방동 로데오타운으로 옮기면서 달랑 한 곳만 남은 것이다. 팬텀**도 몇 달전에 이곳을 떠났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남아 있는 의류매장들은 주로 단골손님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면서 풀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전에서 해당 브랜드 매장이 많지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업종이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을 경우 '집적의 효과'가 나타나 고객 확보에 경쟁력이 생기지만 이곳은 한 점포 한 점포 빠지면서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류 매장을 내겠다는 점주들도 전무한 상황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의류매장 오픈하려고 상가 문의하는 고객은 모래사장에서 진주 찾는 꼴"이라고 전했다.

사이언스콤플렉스, 현대아울렛, 골든하이 등이 유성구에 터를 잡게 되면 패션월드 분위기는 더 휑한 분위기가 감돌 전망이다.

우선 유성구 용산동에 들어서는 현대아웃렛은 연면적 9만 9690㎡에 호텔(100실)과 250여 개 매장, 컨벤션, 영화관, 판매시설을 갖추고 들어선다. 내년 5월 개장한다.

내년 4월에는 유성구 봉명동에 문을 여는 대형쇼핑몰 골든하이는 연면적 9만 9000㎡ 규모의 도심형 아웃렛으로 대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꾸려진다. 지하 6층 지상 10층 건물로 500여 개 브랜드가 들어선다.

도룡동 대전엑스포광장 일대에는 조성되는 사이언스콤플렉스는 연면적 27만 1336㎡에 지하 5층~지상 43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 규모로 지어진다. 신세계가 6003억원들 들였다. 2021년 완공이다.

서구로 관공서들이 이전하면서 중구 세이백화점의 상권이 한풀 죽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롯데백화점 대전점이 유통의 중심가로 역할해 왔다. 앞으로는 유통공룡의 잇따른 입점으로 유성구가 유통의 메카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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