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의재구성] 진학사가 지난해 고교생 671명을 대상으로 “고교 선택과 대입 준비 사이의 관련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생의 88.3%가 ‘관련이 있다’고 답변했다. 어떤 고등학교에 진학할 것인가는 내가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갈 것이냐 하는 대학 입시 준비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현재 예비 중3이 대입을 치루는 2024학년부터 정규교육과정 외 비교과 활동은 금지되고,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가 사라진다. 서울 주요 16개 대학에서 정시 모집 인원은 40%를 넘을 전망이다. 수시 중심의 현재 대입과는 달리 올해 고교 입시를 준비하는 예비 중3의 전략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3월, 고입전형 기본계획 챙겨둬야

올해 고교 입시의 윤곽을 알 수 있는 각 시, 도 교육청의 고입전형 기본계획이 3월 발표된다. 아직까지 현재 예비 중3의 고교입학전형에 큰 변화는 없다. 그렇지만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사고는 향후 일반고로의 일괄 전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자기소개서를 포함한 서류평가와 면접 등으로 구성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새로워지는 대입환경에 맞는지 3월에 발표되는 고입 전형 기본 계획을 통해 전형일정 등을 상세히 챙겨두도록 하자.

4월, 의대 목표시 교육과정 방향 고려해야

4월 고교 입시의 첫 시작은 영재학교다. 수학과 과학에 재능을 보이는 인재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영재학교는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높은 대입 실적으로 고입에서는 블루오션이다. 여기에 외국어고, 국제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둘러싼 고교 정책으로 인기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과학고가 영재학교 진학 후 학교의 교육 취지와 달리 의대로 진학하는 학생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영재학교의 교육과정 및 진학 지도 방향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서울과학고가 지역인재 우선선발을 확대하기로 발표한데 이어 다른 영재학교도 그 가능성이 있을지 모른다. 4월 원서접수 전 3월에 진행되는 입학설명회를 통해 전형일정 등 필요한 정보를 챙겨둬야 한다.

78월, 전국 20개 과학고 원서접수, ‘정시 확대’

과학고의 입시도 8월 중 원서 접수가 실시된다. 때문에 학생부 및 자기소개서 등 입학전형에 필요한 서류 준비는 여름방학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다만, 올해 예비 중3이라면 과학고 진학 전 2024학년도 대입 변화에 따른 영향을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2024학년도에는 정규교육과정 외의 비교과 활동, 즉 수상경력, 독서활동, 봉사활동, 자율동아리 활동 등의 대입 반영이 폐지되고 자기소개서도 사라진다.

과학고만의 특성을 살린 대회 활동 경험, 동아리 내 연구와 실습 경험 등을 대입에서 직접 활용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그간 주로 수시전형이나 특기자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과학고의 진학 경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10월, ‘고교학점제’ 도입되는 마이스터고

마이스터고의 입시는 7월에 원서를 접수하는 공군항공과학고를 제외하고 10월 중 입학전형을 시작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로봇, 소프트웨어, 드론 등을 신규 분야로 한 마이스터고가 주목받고 있다. 상당수 학교에 진학할 경우 학비와 기숙사비 등이 전액 지원받을 수 있다.

이처럼 마이스터고는 일반 고교와 달리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진 않지만, 특히 올해부터 전국 마이스터고에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본인의 진로 목표에 맞는 원하는 교과목을 골라서 이수할 수 있게 된다.

12월, 외고, 자사고, 일반고 어디로 가야 하나

12월이 다가오면 예비 중3의 머릿속은 한층 더 복잡해질 것이다. 일반고 동시에 후기고로 신입생 모집 시기를 옮긴 외국어고, 국제고, 자사고 입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12월 중 입학지원을 받고, 학교별 일정에 따라 면접 등을 추가 실시한 후 합격자를 선발한다. 일반고 전환이 예고되어 있긴 하나 현재의 예비 중3이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외고, 국제고, 자사고의 지위가 변함없이 보장된다. 일반고는 비평준화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별도의 전형 없이 전산 배정을 실시하는데, 12월 중 희망 고교에 대한 배정 신청서를 학교에 제출하면 된다.

이 단계에서 고교 선택 고민은 대개 ‘외고‧자사고냐, 일반고냐’로 나뉘는데, 올해는 달라진 대입 정책 속에 어떤 고교가 더 유리할지 잘 판단해야 한다. 사실상 올해 고교 입시의 최대 관심과 선택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외고, 자사고는 일반고에 비해 내신 경쟁이 치열하다. 2024학년도 대입에서 학종의 비교과 반영이 폐지되면 자연스레 내신의 중요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외고, 자사고 지원자에게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반대로 정시모집의 비중이 늘어난다면 수능 정시로 대입에 역량이 뛰어났던 외고, 자사고에는 유리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일반고에서는 집중적인 수능 대비가 어려울 수 있고 그동안 운영해온 학교 정책도 그리 빨리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예비 중3에게 고교 선택은 내신을 잘 따서 수시 전형으로 입학하거나 늘어난 정시 비중에 대비해 수능 준비를 잘 할 수 있는 고교로 가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일반고에서변화된 대입환경에 얼마나 고교정책을 맞추어 변화시켜줄지가 문제다. 과거에는 내신 경쟁이 매우 치열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할 수 있게 다양한 학교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외고나 자사고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교과목 편성 및 운영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국‧수‧영 주요 과목에 대해 더 전략적인 대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외고나 자사고를 택하거나 아예 내신 따기가 좋은 일반고를 선택할 개연성이 높다”고 강정석 진학사 대전 센터장은 말했다.

“그러한 대입정책이 발표된 가운데서도 전국 단위 자사고는 지원자 수가 확실히 증가했고, 외고의 경우 전체적인 지원이 줄기는 했으나 대원외고 영어과, 중국어과, 명덕외고 영어과처럼 전통적으로 외고에 가겠다는 학생들이 주로 선택한 과의 지원자 수는 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은 변화된 대입 정책 하에서도 외고, 자사고가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이들의 지원 수요가 보존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것이다.

수능 위주의 정시 선발 비중이 높고, 교과 영역 중심의 수시전형에서 확대되는 시점에서 수능 대비가 쉽고 학교의 역량이 확실히 검증된 에이스 일반고만큼 외고, 자사고가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예비 중3, 달라진 대입환경에 고교 선택은 그 어느 때보다고 신중하게 선택하여 고교입시를 치루어야 할 것이다.

한 해의 학습 계획을 세우는데 고입전형일정은 대입으로 가는 준비단계가 될 것은 당연하다.

매년 3월은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고입전형 일정을 미리 알 수있다. -사진제공 경기도교육청-
매년 3월은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고입전형 일정을 미리 알 수있다. -사진제공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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