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이 매서운 가을이지만, 체감 날씨는 가을이 아닌 겨울과 더 비슷한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두꺼운 패딩이나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학생들도 보이는데요. 올해는 추위가 빨리 오고 있어, 이른 아침 등교하는 학생들이 두꺼운 겉옷 주머니에 손을 넣고 볼이나 코가 빨개진 채로 등교를 하는 것이 벌써 눈에 띕니다.

하지만 피부과 전문의로서 그런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걱정되는 부분은 바로 안면홍조증입니다. 안면홍조는 추운 실외에서 따뜻한 실내로 들어갔을 때 갑자기 볼이 빨개진다던지, 계속 따뜻한 실내에 있음으로 얼굴에 열이 올라 건조해지고 붉어진 다던지 하는 증상들을 일컫습니다. 과거에는 안면홍조를 50대 갱년기 여성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여겼지만, 현재는 사계절 다양한 연령층에서 안면홍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별거 아닌 질환처럼 보이는 안면홍조는 심하지 않을 경우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평소에 아토피나 지루성 피부염, 알레르기 질환 등이 있었다면 얼굴의 홍조로 인해 갖고 있던 피부 질환이 더욱 악화 또는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지금 계절에 적절한 안면홍조 대비책을 세우고 추운 가을, 겨울을 견디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가을, 겨울 안면홍조는 무엇을 원인으로 발생하며, 적절한 치료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을&겨울 안면홍조의 원인?

추운 날씨 안면홍조의 가장 큰 원인은 ‘실내ㆍ외 온도차’입니다. 가을이나 겨울, 외부 추운 날씨에 피부가 노출되면 자율신경계의 반응으로 혈관이 수축해 몸의 체온을 유지시켜줍니다. 그리고 실내에 들어오게 되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수축된 혈관이 다시 확장하게 됩니다. 실외 기온과 실내 기온의 온도차가 큰 폭으로 변화하면서 이것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혹은 장시간 추위에 노출된 후에 따뜻한 실내로 들어올 경우에 혈관의 수축과 확장이 반복되면서 안면홍조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겨울철에는 난방에 의한 더운 열기로 인해 피부를 건조하고 예민하게 만들어 안면홍조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잦은 화장과 세안, 각질제거 등도 안면홍조 악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본래 본인이 갖고 있던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 지루성피부염으로 인해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안면홍조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개선책으로는 보습, 온도와 습도의 유지, 연고제 사용이 있습니다.

첫째도 보습, 둘째도 보습

습기가 없는 건조한 날씨에는 안면홍조 뿐만이 아니라 건조함도 함께 동반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1차 세안, 혹은 아침에는 물세안 정도만 하면서 민감피부용의 순한 보습제를 하루에 3-4회 이상 피부에 자주 펴발라주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이 때 피부의 각질을 벗겨내는 필링 혹은 스크럽 제품은 삼가해야 합니다. 건조하면서 안면홍조가 있는 피부는 피부가 상당히 예민해져 있는 축에 속하기 때문에 피부에 가는 물리적인 자극은 최대한 삼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피부에 올리는 두꺼운 파운데이션이나 색조화장은 세안과정에서 피부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게 됩니다. 더불어 2-3차 세안과정은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어 피부 속의 천연 보습인자를 빼앗아 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겨울에는 폼클렌징 하나만으로 지워질 수 있는 선크림, 립밤 정도의 가벼운 화장과 피부에 자극이 가지 않는 가벼운 클렌징을 권해드립니다.

온도, 습도유지는 안면홍조의 기본

추운 날씨에 안면홍조가 악화되는 가장 큰 원인은 실내ㆍ외 온도차입니다. 따라서 피부에 열기나 냉기를 주는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합니다. 가을에는 덜 하지만 겨울이 되면 사우나나 찜질방 같은 열기가 많은 장소에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추위를 피하는 학생들도 몇몇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더운 환경은 혈관을 확장시켜 가을, 겨울 안면홍조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과한 히터의 사용도 안면홍조 악화의 원인입니다. 히터 바람은 수분을 빼앗아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더운 열기는 혈관확장을 초래해 얼굴에 홍조를 만듭니다. 따라서 과한 히터 사용은 삼가시고, 두꺼운 담요나 목도리, 두꺼운 옷들을 여러 개 껴입어 체온유지를 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또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주기 위해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피부 수분을 유지해주는 방법은 보습제를 주기적으로 펴바르는 것인데, 이 때 염두해야 할 것은 겨울철 외출시에는 보습제가 충분히 흡수된 후에 외출을 하는 것입니다. 보습제를 바르고 충분히 흡수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위에 노출되면 보습제의 습윤성분들이 추위에 피부를 얼리는 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홍조가 있다면 피해야 할 음식?

홍조는 혈관이 여러 자극에 과민반응이 쉽게 늘어나는 것이기에, 혈관을 확장하도록 돕는 음식이나 약물들은 홍조를 악화 또는 유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카페인이 많은 커피, 녹차, 홍차등은 자주 마시면 홍조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추위와 피로를 이겨내기 위해 먹는 달달한 초콜릿에도 많은 양의 카페인이 들어 있어 홍조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이 피로를 이겨내기 위해 시험기간에 자주 마시는 에너지 드링크 역시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어 여러 부작용의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홍조가 있는 분들이라면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겨울엔 뜨거운 음료와 국물이 있는 식사를 즐겨하게 되는데 이 역시 경동맥의 혈액량을 증가시키면서 안면부 혈관을 확장시키는 자극이 되므로 홍조가 심한 경우는 미지근한 음료를 드시고 김이 날 정도로 뜨거운 음식은 다소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해주는 것은 혈관주위 염증을 줄여주고 피부의 콜라겐 형성을 촉진하므로 홍조에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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