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대전광역시 봉사단연합회 대표회장
김영기 대전광역시 봉사단연합회 대표회장

‘코로나19’는 물질문명에 도취해 탐욕과 개인주의로 오만함의 극치를 이루어 가는 인간을 향해 ‘스톱’ 이라는 빨간 신호등을 켰다.

더 늦기 전에 스스로 성찰하고 잘못을 바로잡고 자연 앞에 겸손해지라는 경고임을 깨닫고 욕심과 허욕을 버리고 정직함과 배려로 더불어 살아가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코로나19’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마스크를 쓰고 살도록 하였다. 어쩌면 뻔뻔한 민낯의 얼굴을 가리고 살라고 한다. 온갖 부끄러움을 저지르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인간들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기초질서 하나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인간들을 향해 제발 그 얼굴 좀 가리고 오만함을 버리고 바르게 겸손하게 살라는 깨달음인 것 같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손 씻으라고 강권한다.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은 인류 위생사에 있어 가장 큰 발전 중 하나였다. 이 간단한 행동 하나가 매년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하던 사람이 손을 씻는 것은 그가 하던 나쁜 일을 그만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비누로 손을 씻을 뿐만 아니라 그간의 삶의 방식을 버리고 다르게 살아야 한다.

‘코로나19’는 입은 닫으라는 것이다. 남의 말 가로막고 내 말만 쏟아낸 그 입 이젠 좀 닫으라고 마스크를 쓰게 한 것 같다.

정치도 여야가 상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무조건 자신의 말만 한다. 정부도 국민의 신음을 들어야 하는데 귀를 막고 이래라저래라 말만 한다. 이제는 제발 열려있는 귀로 듣고 입은 마스크로 닫고 마음으로 눈빛으로 말하라는 교훈이다.

‘코로나19’는 극한으로 치닫는 기후 위기, 환경 파괴로 심한 몸살을 앓는 지구가 현생 인류에게 보내는 긴급재난 SOS 신호다. 편리함과 익숙함으로 당연시 누리고 있던 것들이 얼마나 지구를 병들게 했는지 지구가 아프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한국인이 1년에 쓰는 페트병은 49억 개로 세워놓았을 때 지구를 10.6바퀴 돌 수 있는 양이다. 비닐봉투는 235억 개를 쓰는데 이는 종량제 봉투에 채워 담으면 남한 면적의 70%를 덮는 양이다. 플라스틱 컵 33억 개를 포함하면 세 품목의 연간 전체 소비량만 58만 6500t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경공단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른 2017년 기준 생활계 플라스틱 폐기물의 20%에 해당하는 양이다.

‘코로나19’로 택배 이용급증과 일회용 마스크 쓰레기까지 증가하여 환경문제는 더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바다에 있는 물고기의 총 중량보다 플라스틱의 총 중량이 더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편리함에 익숙해져 스스로 양산한 쓰레기로 인한 환경 파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좀 불편하고 번거로워도 환경을 지키는 선택을 더는 미룰 수 없다.

우리는 ‘코로나19’ 앞에 발가벗겨져 있다. 숨김없이 들어난다. 거짓말하고 숨기지 말라는 교훈이다. 이제는 내가 한일 내가 간 곳에 대해 숨김없이 말해야하고, 나의 일상이 드러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는 당국이 사람들의 스마트폰을 면밀히 감시하고, 수많은 얼굴 인식 카메라를 활용하고, 사람들에게 체온과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그들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그들과 접촉한 사람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우리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절대적으로 남이 건강해야 나도 건강할 수 있기에 마스크는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기도 하다. 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 속에 살기에 나만 잘살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소비와 투자, 수출 등을 아우르는 성장률의 추락은 일자리 절벽으로 이어져 결국 서민은 물론, 중산층까지 가계경제가 어려워져 기부가 현저하게 줄어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와 자원봉사는 더 많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신조어 ‘집콕’을 만들었다. 우리를 집으로 돌려보내 가정에 머물라 한다. 가족과 가정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가 이것을 얼마나 무시해 왔는지를 가르치고 있다.

학자들은 한결같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이전으로 온전히 회복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방향으로 삶을 영위하고 추구해야 하는 시대로 들어선 것은 분명하다. 과거의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변화의 흐름에 발맞추어 나아가야 한다.

‘코로나19’는 누군가가 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경제가 곤두박질쳐 힘들 때 정부가 나서 전 국민 재난안정기금이 희망의 됐으며, 전염력 공포에도 굴하지 않고 방호복을 입고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과 공직자, 자원봉사자가 있어 ‘코로나19’ 공포 속에서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도 어디까지나 공간적인 거리일 뿐 마음마저 멀어져서는 안 된다. 어렵고 힘들수록 사회적 온정과 배려의 거리는 더 가까워져야 하고, 그 누구도 낙오시키지 않는 공동체와 연대감을 살려야 한다.

‘코로나19’로 세상의 놀라운 변화가 두렵지만, 우리에게 인간다운 삶을 회복해낼 기회가 될 것이다. 견디어 가는 과정이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는 결코 이겨내고 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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