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데일리=홍석진 기자]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1%를 기록했다. 역성장 했던 전분기 대비 반등에 성공했지만 정부의 지출 의존도의 영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간 반면 민간소비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25일 이같은 내용의 '2019년 2분기 실질 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1.1% 성장은 2017년 3분기 1.5%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 소비는 전 분기보다 2.5% 늘어나면서 GDP 성장률 기여도도 1.3%포인트에 이른다. 1분기 집행이 미뤄졌던 정부 지출이 2분기에 집중되면서 성장을 이끈 것이다.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를 보면 정부 부문이 1.3%포인트(p)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분기 이후 41분기(10년3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반면 민간기여도는 -0.2%p로 지난해 4분기 -0.3%p를 기록한 이후 2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가 돈을 풀어 2분기 성장을 이끌었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에 전체 재정 집행률은 65.4%를 기록해 계획(61%)을 초과 달성했다.

민간 기여도가 줄어든 것은 투자와 수출 감소가 크게 작용했다. 투자에 해당하는 총고정자본형성에서 민간의 기여도가 -0.5%p를 기록하며 5분기째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투자에서 정부 기여도는 0.8%p을 나타냈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0.1%p을 기록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2분기 성장세를 보면 1분기 역성장(-0.4%)에 따른 기저 효과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률을 따로 볼 때 2분기 성장세가 그리 나쁘지 않은 실적이다. 하지만 세부지표를 보면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고, 정부의 재정집행이 뒤늦게 풀린 영향도 있다"며 "1.1% 성장률이라고 해서 경기가 반등했다고 의미를 두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2분기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정부 부문 기여도는 1.3%포인트(p)였지만, 민간 부문 기여도는 마이너스(-0.2%포인트)를 보였다. 민간 부문의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해 4분기(-0.3%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민간투자에 해당하는 민간 부문의 총고정자본형성이 성장률을 0.5%포인트 끌어내리는 영향을 미쳤다. 순수출도 성장률을 0.1%포인트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민간투자와 수출이 0.6%포인트 만큼 성장률을 낮추는 영향을 미친 셈이다.

1분기에 미집행됐던 정부재정이 2분기에 집중적으로 집행돼서 성장률을 끌어올렸을 뿐, 투자·수출 등 민간 부문은 어려운 상황을 지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전망한 2.2%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3분기와 4분기에 0.8~0.9% 정도의 성장세가 있어야 한다"며 "하반기에 투자와 수출 등 민간부문이 얼마나 회복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교역조건을 반영한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대비 0.6% 감소했다. GDI가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구매력이 떨어져 국민의 체감경기가 안좋아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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