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와‘고맙습니다’ 는 우리 가 흔히 쓰는 인사말이다. 먼저‘반갑습 니다’ 라는 말은‘반과 같습니다’ 라는 뜻 인데, 여기서‘반’ 은‘하늘’ 과‘신’ 을 뜻 한다. 그래서‘반갑습니다’ 라고 인사하

강윤진 대전지방보훈청 청장
강윤진 대전지방보훈청 청장

는 것은‘당신은 하늘과 신과 같이 크고 밝은 존재입니다!’ 라고 찬사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고맙습니다’는‘고마’ 와‘같습니다’가 합해진 말인데, ‘고마’ 는‘곰’ 으로 토테미즘 신앙에서 흔히 말 하는‘땅의 신’ 이다. 따라서‘고맙습니 다’ 는‘당신의 마음이 땅의 신과 같습니 다’ 라는 뜻이다. 이렇듯‘반갑습니다’ 와 ‘고맙습니다’ 라는 말은 자신의 마음을 진심을다해 상대에게전하는 말이다. 세 상이보다더 정중한말이더있을까? 얼마전 강주현( 18, 대전대덕고 2학년) 학생은 대전보훈요양원에 계신 6. 2 5 참
전유공자 백옥균(91) 어르신의 자서전을 완성하다. 대전보훈요양원에서는 고 령의 국가유공자 어르신들이 인생을 마 지막을 준비하는‘We l l - D y i n g ( 좋은 죽 음) 희망학교’프로그램을 운하고 있 는데, 강주현학생이 백옥균어르신의 멘 토가 되어 어르신의 인생의 마지막을 함 께준비했다. 인생에 마지막으로꼭 해보 고 싶은‘버켓리스트’를 작성하고, 그동 안가고 싶었지만가보지 못했던곳을 동 행하며 인생의 자서전을 함께 만들어 갔 다. 그렇게 몇 달이 걸려 자서전을 완성 하고 나자 어르신은 얼마나 기쁘셨는지 강주현학생의 손을꼭 잡고너무 고맙다 는말을연신되풀이 했다고한다. 강주현 학생은 백옥균 어르신과 함께 한시간을 통해인생에서 가장소중한 경 험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먼저 뼈아픈 우리 역사인 6. 2 5 전쟁에 대해 자세히 알 게 되었고, 평소 큰 관심이 없었던 국가 유공자와 그 가족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갖게 되었다고한다. 강주현 학생 의어머니는‘열정을 다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딸의 모습이 대견스러웠고, 오 히려부모인 내가더 배우는기분이었다, 딸이 직접 어르신과 인터뷰하며 역사의 산교육을 받은 것 같다’ 고 했다. 강주현 학생과 백옥균 어르신의 감동적인 이야
기는 국가보훈처에서 개최하는‘따뜻한 보훈 경진대회’ 에 보훈의료공단의 대표 출품작으로 제출될예정이다. 강주현 학생을 비롯한 W e l l - D y i n g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과 국가유공 자 어르신들은 함께 인생에서 가장 뜻깊 은 시간을공유했다. 그공유된 시간동안 서로가 느낀 감정은 과연 무엇일까? 바 로‘고마움’ 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어르 신들은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과 재능을 통해‘당하는죽음’ 이 아닌‘맞이하는 죽 음’을 준비할 수 있었다. 반대로 학생들 은 어르신을 통해 앞으로 펼쳐진 인생에 서 정말 잊지 말아야 하는 것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배울 수 있었다 . 이보다 서로에게 더큰선물이있을까? ‘보훈’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갖는 것에서 출발한다. 우리나라 의 근현대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일제의 침략, 6.25전쟁, 독재정치 등 수많은 시 련과 국난이 연속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정치와 경제, 문화에서 선진 국의 반열에올라있다. 그이유는 시련과 국난이 덮쳐올 때마다 나라를 위해 희생 하고 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이 있었기 때 문이다. 모두가 자신의 삶을 살아갈 때, 어느 누군가는 이웃을 위한 삶, 나라를 위한 삶을선택한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국가유공자에게 고마움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그 희생과 헌신에 대해 합당한 보상과 예우를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보훈’ 이다.
 최근들어‘보훈’에 대한 사회적 관심 과 참여가높아지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올해 유난히 뜨거웠 던 여름에도 많은초?중?고 학생들이 현 충원에서 묘비를 닦는 봉사활동을 하 고, 봉사체험교실을 통해매년 생활이 어 려운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에게 연탄 봉사활동을 하고있다. 얼마전에는 대덕 대학교 재능기부동아리(손끝나눔)는 고 령의 국가유공자분들에게 미용봉사활동 을 통해장수사진(정사진)을 촬을 도 와드리기도 했다.    ‘보훈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기본 이며, 국가유공자의 진정한 예우는 국가 유공자와 유족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 을 때비로소 완성됩니다, 그리고 그분들 의 삶이 젊은 세대의 마음속에 진심으로 전해져야 합니다’문재인 대통령의 현충 일 추념사처럼 젊은 세대, 특히 이 나라 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이 보훈에 더 관심을 가지고 국가유공자에게 진심으 로 ‘반갑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해보는 날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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