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며 국민적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드라마는 상류층에 속한 소수의 집단이 자녀의 입시 지도를 위한 고액 '코디'를 두며

김영기 대전교육발전위원회 위원장

'서울 의대'를 합격시키려는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

우리사회는 타인과 함께 더불어 사는 곳인데 남이야 어찌 되든 내 자식만 출세시키려는 잘못된 어른의 욕망이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처럼 자율성이 없는 기계와 비슷한 아이를 만드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부분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하루의 80% 가까운 시간을 부모의 강요에 내몰려 오로지 학업성적에 매달려 보내는 셈이다. 이처럼 학교와 학원 등으로 하루시간 대부분을 타율적으로 보내다 보니 정작 행복감에 직결되는 자아실현과 사회적 관계 형성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장래의 꿈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는 어린이의 장래의 꿈은 포괄적이고 전체적인 경우가 많았다. 가령 장래 희망이‘대통령’‘과학자’‘연예인’등 넓고 막연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근래에는 오로지 성공과 출세 지향적인 환경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어린이 청소년의 장래 꿈이 어른들 생각과 별로 다르지 않게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들이 많아서 시대 문화가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최근 교육부 조사에서 초등학생들의 꿈 1위가 수년째 자리를 차지한‘교사’에서 ‘유튜버’로 바뀌었다는 것이 놀랍다. 유튜버 인기는 물론 막대한 연봉도 받는 것을 보고 가치가 변한 것이다.

유튜브의 성장은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고, 진행자인 인기 유트버의 경우 억대의 연봉을 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 같다.

어린이 청소년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단연 대중 매체다. 그런 대중 매체에서 최고 주가를 높이는 것은 유튜버다. 인기 최고의 유튜버 역시 1인의 활동을 자극적으로 보여주는 일방적인 것일 뿐이다.

사회는 지적인 능력 못지않게 인성과 사회성도 중요함을 가정과 학교에서 강조해 주었으면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성숙한 사회로 나아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공부만 잘하면 다른 모든 것에 면죄부를 주는 그런 사회적 풍토는 고쳐져야 한다.

아이들 꿈이 요즘처럼 메말라버린 건 우리 어른들 탓이다. 밝고 순수해야 할 우리 아이들과 청소년 생각이 너무 어른을 닮아가고 있어 걱정이다. 그렇다면 우리 어른들 손으로, 조금씩이라도 바꾸어 나가야 한다.

최소한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세상,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세상으로 바꾸어야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태어날 때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과 공정한 경주를 못 하는 사회를 만들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크고 높은 꿈은 건강한 환경에서만 자랄 수 있다. 그리고 건강한 환경은 공정한 기회가 보장된다는 믿음에서만 태어날 수 있다. 그러려면 정치와 교육이 먼저 바뀌어야 하고, 또한 제도와 분위기와 부모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이제 교육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행복한 자아실현 기회를 만들어주는 교육이어야 한다. 세상을 배움터로 삼아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진로체험을 하고, 나눔과 배려 봉사활동을 통해 체험적 인성교육이 실현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한문에 마중지봉(麻中之蓬)이란 말이 있다.

삼밭에 좋은 씨를 뿌리면 그 삼은 아주 쑥쑥 잘 자라고 그 옆의 삼도 튼튼하게 잘 자란다.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환경이 좋으면 그 환경 안에 있는 나쁜 것도 좋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좋게 된다는 것이다. 도덕심이 강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어른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쁜 행동을 하는 어린이는 점차 없어진다는 말이다.

우리의 꿈과 희망은 어린이 청소년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어른들이 마음깊이 깨닫고 정치가, 경제가, 교육이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정직한 바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학교와 가정에서 공부 잘하는 우등생으로 만드는데, 온 힘을 다하지 말고, 바른 생각, 바른 가치관을 가진 꿈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으로 성장 하도록, 이제는 부모가 스카이캐슬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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