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대응 카드' 꺼낸 정부, 159개 관리품목 지정 … 정부5단체도 공동 대응 나서
'맞대응 카드' 꺼낸 정부, 159개 관리품목 지정 … 정부5단체도 공동 대응 나서
  • 이태겸 기자
  • 승인 2019.08.02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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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식품·폐기물 안전조치 강화
WTO 제소 준비 박차
수출규제 관련 품목 24시간 상시통관지원체제 가동
피해기업에 최대 6조 자금지원
R&D·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들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원데일리=이태겸 기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조치에 우리 정부와 일본 경제 보복에 대한 대응책을 내놨다. 또한 경제5단체도 공동성명을 통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일본을 백색국가(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하고, 일본에 대한 수출 관리를 강화하는 절차를 밟아 나가기로 했다. 수출규제 관련 품목 반입 시 ‘24시간 상시통관지원체제’를 가동하는 등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대응책도 내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정당한 근거 없이 취해진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4일 3개 품목 수출 규제 시행에 이어 이번 백색국가 배제에까지 이르는 일련의 조치는 그간 양국이 어렵게 쌓아온 협력과 신뢰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시키는 행위”라며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조치 배경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그때 그때 말을 바꾸며 아전인수 격 주장을 되풀이해왔다”고 주장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앞으로도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지만, 우리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해 일본에 대한 수출 관리를 강화하는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와 같은 수출통제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 모두 가입한 29개 국가로, 일본을 비롯해 미국ㆍ캐나다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벨기에ㆍ덴마크ㆍ스위스ㆍ스웨덴ㆍ네덜란드ㆍ호주ㆍ뉴질랜드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에게는 기업의 종류에 관계없이 서류면제ㆍ처리기한단축 등 심사 간소화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일본을 백색국가로 지정함에 따라 수출통제 조치로 전략물자 수가 1194개에 이른다. 배제 영향이 크지 않은 특정품목들을 제외하면, 총 159개 품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 159개 전 품목을 관리품목으로 지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대일의존도ㆍ파급효과ㆍ국내외 대체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보다 세분화해 맞춤형으로 밀착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국민의 안전과 관련한 사항은 관광ㆍ식품ㆍ폐기물 등의 분야부터 안전조치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는 WTO 규범에 전면위배 되는 조치인 만큼 WTO 제소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에 대한 수출 간소화 혜택을 없애는 것은 물론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비관세 장벽' 형태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수출규제 관련 품목이 신속히 통관될 수 있도록 24시간 상시통관지원체제를 가동하고, 서류제출 및 검사선별을 최소화해 기업들의 물량 확보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또 159개 관리품목의 경우, 보세구역 내 저장기간을 연장하고 수입신고지연에 대한 가산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금융지원과 관련해선 피해기업 대상 대출ㆍ보증 만기연장을 추진하고, 최대 6조원의 운전자금을 추가 공급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주력산업 공급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100여개 전략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등에 매년 1조원 이상 대규모로 추가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며 "해외 핵심기술 확보, 해당 전문기업 인수·합병(M&A) 등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별도의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해외 M&A 인수금융 지원, 소재·부품·장비 M&A 세제지원 등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제3국에서 해당 품목을 수입할 경우 최대 40%까지 관세를 깎아주는 할당관세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대체 수입처 확보를 도와주는 코트라(대한무역투자공사) 무역관을 지역별로 지정해 정보 거점 역할을 하도록 하고, 대체 공급처 조사 비용 중 회사 부담을 50% 이상 줄여주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 주에 소재ㆍ부품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R&D와 관련해 범정부 차원의 별도 종합대책을 8월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 경제 5단체 일본 화이트리스트 조치 공동 대응

경제 5단체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조치에 공동 대응하기로 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2일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은 외교적 사안을 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보복한 것"이라면서 "한일 경제와 교역 전반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단체는 이어 "한국의 경우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자동차, 화학 등 주요 산업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경제성장이 지연될 수 있다"며 "일본 역시 한국이 3대 교역국이자 양국 경제가 산업 내 분업과 특화로 긴밀하게 연결된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에 경제단체는 "이번 조치로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불러와 세계의 많은 기업에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면서 "글로벌 경제에서 일본의 위상 약화는 물론, 지난 65년간 쌓아온 자유무역 수호국이자 WTO 회원국으로서의 신뢰에 상당한 손상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단체는 "한·일 간 협력과 호혜적 발전을 위해 외교·안보 이슈가 민간 교류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며 "일본의 수출규제 원상 복구 및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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