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중호 소장은 14일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설비투자와 수출회복이 지연되고 민간소비도 둔화되는 절름발이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소장은 이날 유성호텔에서 대전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제220차 대전경제포럼 조찬세미나'에 참석해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글로벌 IT산업 회복 지연,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내년 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소장은 "인구 고령화와 투자부진의 장기화, 보호무역 등이 맞물린다면 2%대 성장률 시대가 조기 종료될 수도 있다"며 "기업들이 저금리 기조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구조조정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LG경제연구원과 한국투자증권도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8%로 제시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던 2009년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3년을 보면 2016년엔 2.9%, 2017년은 3.2%, 2018년은 2.7%다. 한국은행 자료다.

정 소장은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서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정 소장은 "자동차와 철강, 화학, 디스플레이 업종에서는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가격조정, 5G 휴대폰 수요 확대, IMO 2020(국제해사기구의 황산화물 배출량 저감규제) 시행으로 인한 정유 마진 개선 등 관련 산업에서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정성욱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 한해는 미중 무역 분쟁과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난 북미 정상회담, 일본의 수출규제 등 악재들이 겹쳐 우리의 마음이 내내 무거웠지만, 내년에는 기업인들이 힘을 내어 부진을 털어내고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말했다.

기업들도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315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 11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전망지수(SBHI)는 83.8을 기록했다. 10월 대비 2.5포인트(P),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P 각각 하락한 셈이다. 대내외 경제환경 불안과 경영실적 악화 우려, 체감 실물경기 부진 등이 지수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이다.

지역경제계 한 관계자는 "대외리스크가 호전되지 않는 이상 기업들의 투자 위축과 매출부진 등이 이어질 것"이라며 "재정상태가 열악한 업체들이 많은 대전의 경우 경기불안을 체감하는 게 타지역보다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원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