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존경하는 세분의 스승
내가 존경하는 세분의 스승
  • 원데일리
  • 승인 2020.05.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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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대전봉사체험교실 자문위원장

오늘 39회 스승의 날이다.

지난 30여년을 봉사와 인성교육 강사로 살아온 삶이 그래도 가치 있는 발자국을 남겼는지 부족한 나를 스승으로 여겨 매년 스승의 날이면 감사의 꽃다발을 받는다.

자격도 없는 나를 스승으로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어 행복하기도 하지만 삶 자체가 조심스럽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나는 가난하여 학교를 제대로 마치지 못했기에 학교 선생님은 많지 않지만 '덕분에' 만나는 모든 사람이 선생이어서 모르면 묻고 배우면서 살아 나를 지탱해준 모든 사람이 나의 스승이다.

그중에서도 세 명의 존경하는 스승이 있다.

60여년을 함께 살면서 삶 자체로 스승이 되어준 고인이 된 어머니 유복임권사와 평생을 아침이면 마주하는 신문, 그리고 44년을 내 곁을 지켜준 평강공주 같은 아내 조영순여사가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다.

첫 번째 스승은 고인이 되신 어머니 유복임 권사다.

태중에 있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 아버지 한번 보지 못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 살다가, 17살 나이에 시집와 48살에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 과부가 되어 힘에 부친 농사일이며, 20리길 장터까지 광주리에 농산물을 머리에 이고 장사하며 3남매를 키우셨다.

나는 언제나 어머니가 생각 날 때마다 ‘감사’란 단어 먼저 생각난다.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한 어머니는 나에게 가장 먼저 감사를 삶으로 가르쳐주셨다.

어머니의 삶을 돌이켜보면 감사할 일이 별로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마음만 품고 사셨으니 어쩌면 행복한 삶을 스스로 만들어 사신 분이시다.

세상에 공짜 없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신 덕분에 땀 흘려 일하며 살았고 인생을 공짜로 살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며 살게 하였다.

언제나 다른 사람 위에 서지 말고 낮은 곳에 서면 편하다며 세상에 온갖 물이 바다로 모여 드는 것은 바다가 가장 낮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사람도 낮은 곳에 있을 때 많은 사람이 네 곁으로 오게 된다고 알려 주었지만 살면서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였지만 지금도 낮은데 서려는 기본은 나에게 있다.

콩 한개도 나눠먹어라!

나는 어머니가 시장으로 쌀을 내다 팔기 위해 자루에 쌀을 담으실 때면 자루를 잡아 주곤 하였다. 자루의 한귀를 입으로 물고 양손을 펴서 잡으면 삼각형 모양의 큰 입구가 만들어진다.

어머니는 말(斗)에 쌀을 산만큼 수북이 담아 자루에 부으신 후 다시 한바가지를 덤으로 담는다. 그럴 때면 나는 “사는 사람도 모르는 덤을 주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라고 말하면 ”그냥 내 마음이다“ 하시며 ”농사지은 사람이 조금 더 주면 사먹는 사람은 한 끼를 더 먹을 수 있다“고 하셨다.

어려서부터 그 모습을 보고 자란 탓에 지금도 받기보다 나눔을 하면 마음이 더 행복하다.

어머니의 가르침 중에 가장 가슴에 남은 교훈은 가위 바위 보 이야기다

크면서 내가 싸우고 얻어맞고 억울해서 어머니에게 역성들어 달라고 하면 ”잘했다. 네가 이겼다. 지는 것이 이기는 거다“라고 하셨다. 그 때는 어머니 마음을 몰라 서운하고 화나고 싫었다. 남편이 없으니 기댈 곳이 없어서 어머니가 나약한 거라고 생각하고 나라도 힘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센 척을 하였다. ‘가위 바위 보’를 할 일이 생기면 나는 항상 힘이 있어 보이는 ‘바위’를 먼저 냈다. 무조건 돈이, 권력이, 힘이 강해야 이기는 줄 알고 ‘바위’(주먹)를 낸 것이다.

날카로운 ‘가위’를 이기는 건 힘센 ‘바위’(주먹)지만, 부드러운 ‘보’한테 지는 것을 보면서 ‘힘’ 보다는 ‘사랑’의 힘이 크다는 걸 깨닫게 하셨다.

두 번째 나를 가르쳐준 스승은 신문이다

어려서 집이 가난하여 벽에 도배지를 바르지 못하고 신문지를 바르고 산 덕분에 한글을 배우자마자 벽에 붙은 신문을 보며 자랐고, 그 덕분에 신문은 지금까지 나의 유일한 정치 경제 사회 모든 걸 가르쳐준 개인지도 스승이다.

세상을 배우고 사설을 읽으며 문장력을 배워 지금까지 신문 칼럼을 150회상 쓸 수 있었던 것도 신문으로부터 배웠다.

세 번째 스승은 지금도 여전히 곁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는 아내 조영순여사다.

인생의 여정 속에 힘겨운 고비 고비 마다 말없이 동반자로, 친구로, 아내로, 스승으로 나에게 용기를 주고 기 살려 준 아내덕분에 사람 노릇하며 산다.

제39회 스승의 날을 맞아

나는 과연 존경받는 스승이 될 자격이 있는지? 배달된 감사 꽃을 바라보며 인생 마지막까지 좋은 스승으로 살아 갈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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