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경제학 박사 /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 /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 /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CFIUS 개요 

트럼프 美 대통령 재임 기간 가장 유명세를 치르게 된 기관 중에 CFIUS를 빼놓을 수 없다. CFIUS(The Committee on Foreign Investment in the United States), 즉 ‘미국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는 미국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Review(심의·조사) 하는 ‘美 관계부처 합동 위원회’를 의미한다. 위원회 성격을 띠는 CFIUS는 美 재무부 장관을 수장으로 국무부, 국방부, 국토안보부를 포함한 16개 부처로 구성된다. 

CFIUS는 미국의 안보 수호를 위해 외국인의 미국 內 기업 인수(투자·거래) 時 미국의 경제적 안보를 저해하는 요소가 있는지를 Review(심의·조사) 한다. 만약, 미국기업에 대한 경영권을 인수하는 외국인 투자가 ‘미국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면, CIFUS는 예상되는 ➊위험을 감소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거나, ➋해당 거래의 중지를 명하거나, ➌거래가 종료된 경우에도 그 원상회복을 명할 수 있다. 

실제로 CFIUS는 지난 `18년 중국 Alibaba(알리바바) 자회사인 Ant Financial(앤트 파이낸셜)의 美 자금이체 기업 MoneyGram(머니그램) 인수 승인을 거부했다. 같은 해 트럼프 대통령은 CFIUS에서 제기한 국가 안보를 이유로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Broadcom(브로드컴)의 미국 무선통신칩 공급업체 Qualcomm(퀄컴) 인수·합병 중지 명령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CFIUS는 `19년 3월 중국의 동성애 남성들의 SNS 모바일 앱 Grindr(그라인더)의 개인정보를 중국 정부가 악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며, 운영사인 Kunlun(쿤룬)에 매각을 지시하였다. `20년 들어서는 지난 8월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Tiktok(틱톡)이 수집한 미국인 개인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 Tiktok의 미국 內 사업체와 관련한 자산을 90일 안에 모두 매각하라고 모기업인 ByteDance(바이트댄스)에 명령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CFIUS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 존재감이 부각되었다. 이런 이유로 CFIUS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신설된 기관일 줄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 CFIUS는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 

CFIUS는 1975년 포드 대통령 시절 처음 설립되어, 1980년 일본 Fujitsu(후지쓰)의 美 반도체 제조업체인 Fairchild(페어차일드) 인수를 불허한 기록이 있다. `16년 오바마 정부 시절에도 중국 FGCIF(푸젠그랜드칩인베스트먼트펀드)의 미국 자회사를 포함한 독일 반도체 기업 Aixtron(아익스트론)에 대한 인수 포기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바이든 신정부 下, CFIUS Review(심의·조사) 지속 전망  

바이든 신정부에서도 CFIUS의 Review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➊첫째, 통계를 근거로 한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이전부터 중국 등 해외 투자자에 대한 조사를 강화했으며,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계 Ralls(롤스)의 美 해군기지 인근 ‘풍력발전소’ 인수 취소를 명령한 `12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투자자에 대한 조사를 증가시켜 왔다는 것이다. 

[CFIUS의 중국 투자 Review 추이]
[CFIUS의 중국 투자 Review 추이]

바이든 신정부에서 CFIUS의 Review가 지속될 것이라는 두 번째 근거로는 ➋CFIUS의 권한을 확대한 FIRRMA(Foreign Investment Risk Review Modernization Act of 2018, 외국인투자위험조사현대화법)에 대한 초당파적인 압도적 지지에 있다. 지난 `18년 FIRRMA 제정 당시 美 의회가 거의 만장일치로 이 법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중국의 부상이 미국의 경제·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美 지도층의 공통된 인식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이든 신정부 下, 동맹국에 대한 CFIUS Review(심의·조사) 완화 전망  

비록 대선 공약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된 적은 없지만, 바이든 신정부에서 ➊동맹국 기업에 대한 CFIUS의 Review가 감소하고 일부 요건이 면제되는 '화이트리스트 국가'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CFIUS는 강력한 FDI 심사 메커니즘을 갖춘 동맹국을 ‘화이트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는 재량권을 보유하고 있다. `20년 12월 기준, 화이트리스트에는 캐나다, 영국과 호주가 포함되어 있는데, 여기에 프랑스, 스위스, 네덜란드 등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8년 FIRMMA 제정 당시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던 일본은 `20년 2월 중국과의 밀착 관계 영향으로 제외되었다. 

➋‘SelectUSA’와 바이든의 인연을 근거로 바이든 신정부에서 CFIUS의 Review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를 담당하는 미국 최초의 연방 기관인 ‘SelectUSA’는 `07년에 ‘Invest in America’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다가, 바이든 부통령 시절인 `11년 지금의 ‘SelectUSA’로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외국인직접투자)의 경제적 중요성에 대한 바이든의 인식이 CFIUS의 Review 완화는 물론, 내각 구성에도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동맹국과의 연대강화를 위한 對中 압박을 위해, 트럼프 정부가 취한 우방국 대상 무역규제를 해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바이든 신정부는 국제 공조 체제를 복원하고 ➌동맹국 투자자에 대해 더욱 관대한 수준의 ‘위험 허용 범위’(Risk Tolerance)를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 

불확실성 상존 

바이든 신정부에서 CFIUS의 Review(심의·조사)는 지속되겠지만, 조사 건수와 수준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과 거래 관계에 있는 非 중국 기업의 對美투자에 대한 더욱 관대한 수준의 기준 허용이 기대된다. 그러나 美 상원은 여전히 공화당이 다수당의 위치에 있으며, 많은 상원 의원들이 중국에 대해 매파적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황의 급진적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CFIUS 결정을 많은 상원 의원들이 감독하려 할 것이다. 

점진적 개선 기대 

이상의 전망을 종합해 보면 바이든 신정부에서 단기적으로 급격한 대외통상정책의 변화는 예상되지 않으며,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더불어 CFIUS의 Review(심의·조사)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등 대다수 국가의 對美 경제·정치적 긴장도가 트럼프 행정부 대비 다소 낮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CFIUS의 Review 수준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환경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 본 칼럼은 영국 Financial Times 계열의 ‘fDi Markets’에 실린 ‘The Biden Fix, CFIUS’ (Nov. 23, 2020)를 인용하여 작성한 글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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