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동아리 탐방, 동대전고 '끼쟁이'
대전청소년 연극제 1위, 전국연극제 2위 쾌거
문경재 교사 지도 아래, 아이들 재능 키워나가

 하얀 솜사탕 같은 구름 아래, 무궁화가 아름답게 핀 동대전고의 명품 동아리 ‘끼쟁이’를 찾았다.
“안녕하세요?” 수줍게 인사를 건네며 3명의 여학생이 부드러운 미소를 보냈다. ‘끼쟁이.’ 끼 많은 학생들 일거라고 생각하면 NO, 다들 순수하고, 공손한 모습이다.
인터뷰에 응해준 학생은 동아리 부장인 이수지와 맹지은, 김다희 학생이다. 그리고 동아리를 듬직하게 지켜주실 것 같은  문경재 선생님도 함께 만났다.

왼편부터 문경재선생님, 이수지, 맹지은,김다희 학생
왼쪽부터 문경재선생님, 이수지, 맹지은,김다희 학생

‘끼쟁이’는 대전 동대전고 연극 동아리다. 전국 청소년 연극제 예선의 성격을 띤, 지난 6월30일에 열린 대전 청소년 연극제에서 1위를 하였으며, 7월 26일부터 8월 5일까지 열린, 전국 청소년 연극제에 참가하여 2위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돌아왔다.
연극제의 자세한 설명을 문경재 선생님이 낮고 멋진 음성으로 해 주셨다. “서울과 경기도는 각 2개씩의 팀이 참가 했고, 나머지는 각 지역마다 1개 팀이 참가하여 전국 모두 18개 팀이 참가했죠. 그 18개 팀 중에, 우리 끼쟁이가 2위를 했습니다. 대회 규정에 따라 연기, 스텝, 조명, 음향 등 모두 아이들의 노력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전국 청소년 연극제가 어느 곳에서 열렸냐는 질문에 선생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번 저희가 참가한 2018년 대회는 전북 전주시에 있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명인홀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렸습니다.”
참가했던 작품은 ‘루피너스’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평범하고 단란하던 지유의 가족은 여행 도중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지유의 남편은 식물인간이 된다. 사고 이후 지유는 조금씩 성격이 변해가기 시작하여, 급기야 외동딸인 현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기 시작한다. 현은 엄마의 반복되는 폭력에 집을 뛰쳐나가게 되고, 지유는 자신을 자책하며 자살 기도를 한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지유는 매일 현실과 환상 속을 오가며, 딸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고, 현의 환영을 만나 속죄하려고 한다. 지유가 유독 특정한 단어들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을 발견한 주치의는, 지유가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는 정신병적 질환을 앓고 있으며, 딸의 죽음 이전에 겪은 충격적인 사건이 그 단서라고 확신한다. 한편 지유의 이모 영희가 병원으로 찾아오게 되면서, 이 의문의 조각들이 맞추어지게 된다.

수지 학생에게 동아리 ‘끼쟁이’ 역사와 단원 소개 등을 부탁했다. “끼쟁이는 2011년 설립되었습니다. 현재 총 13명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배우는 이수지(1학년), 맹지은(1학년),민효주(1학년),이연서(1학년),김다희(1학년),이유진(1학년),허련경(1학년), 스텝으로 김남주(2학년),이혜인(2학년),박인지(3학년),전진경(3학년),박지수(3학년),고유정(3학년)입니다. 그 외에 최인서, 손재령, 배소영, 심환식, 윤경석, 문성윤, 연제민이 함께 작품을 도왔습니다. 저희 끼쟁이는 이름과 같이 불타는 열정과 주체할 수 없는 끼, 그리고 연극에 대한 사랑으로 똘똘 뭉친 학생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동아리입니다. 지난 청소년연극제에 참가하기 위해 동아리 시간 외에도 주말 휴일에 함께 모여 서로 가족처럼 의지하고 협동하여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동아리 소개를 한, 수지 학생이 1학년이란 사실이 흥미로웠다. “부장이 1학년인가요? 1학년인 학생이 어떻게 부장이 되었는지, 좀 특이하네요.”나의 말에 학생들은 일동 웃음으로 답했다.
수지 학생은 평소 뮤지컬을 좋아했고, 연기를 해 보고 싶은 마음에 이 동아리에 들어 왔다고 한다. 다음은 맹지은 학생이 수지학생과 다른 가입 동기를 말했다.“저는 저희 꿈을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찾고 싶어서 가입하게 되었어요.”
춤을 잘 추어서 문경재 선생님께 캐스팅 되었다는 김다희 학생의 말도 들었다. 김다희 학생은 “저는 내성적 성격에서 연극동아리를 통해 담력과 자신감이 생겼어요.”라고 말했다.

연극공연을 관람한 친구들의 반응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사고나 때리는 장면에서 실감난 연기에 소름 돋았다고 했고요, 슬프고 재밌는 장면이 골고루 있어, 지루함 전혀 없는 공연이었다고 친구들이 말해 주었어요.”라고 수지학생이 답했다. 그녀는 또 “연극은 대본만 외우면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연구하고 끊임없이 분석해야 하는 하나의 공부라는 것을 깨달았어요.”라고 말했다.
문경재 선생님은 “가정폭력에 대한 내용이라 그런지, 목 놓아 꺼이꺼이 우는 학생들도 있어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라며 학생들의 뛰어난 연기 실력을 겸손하게 표현 해 주셨다.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학생들은
“가정폭력이라는 주제로 극을 창작하면서 저항할 힘도 없는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리고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 폭력의 대물림을 끊어버릴 수 있는 힘은 결국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사랑의 실천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두려움과 상처 속에서 자라고 있을 아이들이 하루속히 가족의 따뜻한 사랑 안에서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끼쟁이’를 이끌어 주시는 문경재 선생님과 강애란 선생님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자랑스러운 동아리 ‘끼쟁이.’
앞으로도 연극을 통해 사회에 바른 메시지를 잘 전달하길 바라고, 꾸준한 성장으로 더 빛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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