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분과위원
김영기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분과위원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연말이 되면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가 더 절실하다.

매년 12월이면 우리 곁에 등장하는 사랑의 열매가 있다.

세 개의 빨간 열매는 나, 가족, 이웃을 상징하며, 열매의 빨간색은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하나로 모인 줄기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뜻이 있다. 사랑의 열매는 나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자는 나눔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1일 대전시청 남문 광장에서는 2024년 나눔 캠페인 ’기부로 나를 가치 있게, 기부로 대전을 가치 있게!’라는 슬로건 아래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간 66억 9천만 원 모금을 목표로 대전시민 사랑의 온도를 나타내는 사랑의 열매 온도탑 제막식을 했다. 사랑과 나눔을 온도로 나타내는 ‘사랑의 온도탑’은 나눔 목표액의 1%에 해당하는 6천7백만 원이 모일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올라가며 목표액을 달성하면 100도가 된다.

어느 해도 연말 경기가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고물가 고금리 탓에 시장 경기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경기로 꽁꽁 얼어붙었다. 옛말에 곡간에서 인심 난다고 경기가 좋아야 나눔도 활발할 덴데 모금이 잘 될지 하는 걱정도 있지만, 우리 국민은 어려울수록 서로 돕는 마음이 강해지는 저력이 있다. 이럴 때일수록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나눔의 실천으로 이어질 것을 믿고 있다.

우리나라 나눔 문화는 오랜 전통으로 이어온 두레 풍습이 있다. 한마을에 사는 어려운 이웃을 마을 사람들이 함께 돌보았다. 추수 때에도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벼 이삭이나 고구마밭에 고구마를 조금 남겨두곤 했다. 어디 그뿐이랴 미물인 까치를 위해 감나무에 열려있는 감 몇 알을 남겨둔 인정 많은 민족이다.

톨스토이는 '세 개의 의문'이란 글에서 인생론과 행복론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첫째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시간은 현재다. 둘째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은 현재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셋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현재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일이다. 그만큼 이웃을 향한 선행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뜻이다.

작은 선행과 나눔이 때로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도 하고 사람의 운명을 바꾸어 놓기도 하고 절망 가운데 허덕이는 사람에게 새로운 힘과 용기가 되어 그들의 인생을 재건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대전은 내세울 만한 기업이 없음에도 수년간 기부통계로 보면 개인 기부 참여율이 타 도시보다 상위권에 있다. 개인들이 점차 기부에 관심을 가지고 큰 금액의 기부가 아닐지라도 십시일반으로 배려가 필요한 이웃을 향한 기부에 적극 참여하는 생활 속에서의 작은 기부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은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민이 많다는 증거다. 거기에다 대전의 향토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도 자랑할 만하다.

캠페인 동안 모인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배분 절차를 거쳐 저소득 가정 의료비, 생계비, 난치병 어린이 지원사업, 장애인, 사회복지시설 등 대전지역사회의 복지 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소중하게 쓰인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자신 외에 다른 생명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갖는 것이다. '기부'의 시작은 물질이 아닌 마음이다. 많이 가져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에서 나눔은 시작되는 것이기에 '사랑의 열매 희망 2024 나눔 캠페인' 기간 동안 기업은 물론 개인도 기부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사랑의 온도탑을 100도 이상 올려 ‘기부로 나를 가치 있게’ ‘기부로 대전을 가치 있게' 행복지수 1위 도시 대전이기를 소망한다.

저작권자 © 원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